제목 | 성경을 읽는 자세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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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5-08-18 | 조회수1,212 | 추천수0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12. 성경을 읽는 자세 1) 성경의 문자적 의미와 영적인 의미 2천년 교회 역사를 통해서 수많은 이단들이 생겨나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요즘도 ‘신천지 교회’라는 이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또 20년 전에는 세상 종말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휴거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단들은 자기들 주장의 근거로 성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단들이 사용하는 성경은 가톨릭이 사용하는 성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 이들은 같은 성경을 읽으면서도 엉뚱한 주장을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성경을 잘못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단들은 성경 안에서 자기 맘에 드는 구절만을 골라내서 그것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에 그릇된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므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성경은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안됩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보내 드리우리다.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입니다. 이 시를 통해서 시인은 님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보낼 수 없는 애절한 마음을 반어법을 구사해서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를 문자 그대로 이해해서 “떠나는 님을 쿨하게 보내주겠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면 이 시를 완전히 오해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글도 문자적으로만 읽으면 그릇된 이해를 하게 되는데, 하물며 하느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해서야 되겠습니까? 따라서 성경을 읽을 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이것입니다. 성경의 말씀들은 문자적 의미와 영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안식일에 일을 하는 자는 누구나 사형을 받아야 한다.”(탈출 31,15)는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율법학자들은 이 성경 말씀을 글자 그대로만 이해해서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시는 것에 반대합니다. 반면에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근본 정신, 곧 그 성경 말씀의 영적인 의미를 아시기에 병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마르 3,1-6)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레위기 17,12에 “너희 가운데 어느 누구도 피를 먹어서는 안 된다.”라는 하느님의 명령이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사슴피(녹용)도 먹고, 선지해장국도 맛있게 먹습니다. 그렇지만 여호와의 증인들은 이 말씀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절대로 그런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수술을 받는 아들에게 수혈을 거부하는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레위기 17,12의 문자적 의미는 누구나 알 수 있듯이, 피를 먹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구절의 영적인 의미는 “생명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피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가 상징하는 생명이 중요한 것입니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성경 말씀의 겉표면만 보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영적인 의미는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영혼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영혼은 육신보다 더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의 글자들은 육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행간에 숨어 있는 영적인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는 문자적인 독서와 영적인 독서를 병행해야 합니다. 우선은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글자 그대로 읽고 이해해야 합니다. 국어책을 읽듯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영적인 의미란 쉽게 말하면 성경 전체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뜻하시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 영적인 의미까지 알기 위해서는 국어만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기도와 묵상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성경의 의미는 오랜 전통에 따라 자구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중에서 후자는 우의적(寓意的) 의미, 도덕적 의미, 신비적 의미로 다시 세분된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경 읽기는 이 네 가지 의미들의 심오한 조화로써 더욱 생생해지고 풍요로워진다(가톨릭교리서 115항). 2) 성경을 평신도의 손에 성경을 읽고 올바로 이해하는 것(=성경의 문자적 의미와 영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알아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랜 세월 동안 성경을 각 나라말로 번역을 하지 않음으로써 신자들이 성경을 읽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대신 전문가들이 성경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서 교리책으로 만들었고, 신자들은 그 교리책만 열심히 배우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신자들이 성경을 직접 읽도록 강력히 권고한 것입니다. 그래서 공의회 이후에 성경 번역들이 쏟아져 나왔고, 성경 읽기 붐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공의회의 결정은 신자들을 더 이상 어린이로 취급하지 않고, 성숙한 이들로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나 남들이 대신 정리해 놓은 교리책만 읽으며 신앙 생활을 해서는 안됩니다.(물론 이것이 편합니다) 어렵더라도 신자들 스스로가 직접 성경을 읽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만나야 합니다. 교회는 “모든 신자가 … 성경을 자주 읽음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존귀한 지식’(필립 3,8)을 얻도록 강력하고 각별하게 권고한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가톨릭교리서 133항). [2012년 12월 30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의정부주보 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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