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천사에 대해서 - 자유 의지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 카테고리 | 천주교 | ||
---|---|---|---|---|
작성자오성훈 | 작성일1999-05-29 | 조회수615 | 추천수0 | 신고 |
안젤로입니다.
이 아래 글을 보니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 있더군요.
천사에 대한 질문 중에 천사에게 자유 의지가 있느냐하는 것을 궁금해 하셨는데 천사의 자유 의지에 대한 답변을 보니 잘못된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인간에게만 자유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천사를 무슨 하느님께 복종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 로보트 같은 존재로 생각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뜻입니다. 분명히 천사는 인간보다 하위의 존재가 아닙니다.
성서 구절에 나오는 '우리가 천사들까지도 심판하리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사제의 권한이 그 정도로 막중함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천사가 인간보다 하위의 존재라는 뜻으로 확대 해석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필자가 천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근거는 필자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가톨릭 교회의 교부 철학자들 사이에서 논의 되어져 왔고 교회의 전승이 가르치는 바에 따라 전개되는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사실 가톨릭 교회 내에서의 천사의 존재와 그 역할에 대한 상세한 논리적 서술은 대 그레고리오 교황에 의해 체계적으로 논의된 바 있으며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그레고리오 교황의 천사론에 많은 영향을 받아 신학 대전에서 천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분은 후에 성인이 되셨던 교황 학자 Magnus Gregorius입니다. - 특히 스콜라 철학에서 천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있었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천사를 인간보다 하위에 놓고서 논의되어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것은 교회의 전승을 살펴보시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천사에 대한 논의는 근대에 이르러 학문의 영역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근대 합리주의 철학의 창시자인 데카르트나 사회 계약설을 주장했던 경험주의 철학자 로크 같은 이들조차도 천사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했으며 그들의 저작에 이런 천사에 대한 논의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천사에 대한 논의가 공상 속에서 나 가능한 허구의 사실로만 이해하려는 현대인에게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마지막으로 천사에게도 인간처럼 죄를 범할 가능성이 있으며 물론 그 천사의 죄는 인간이 저지르는 죄처럼 자유의지의 남용에서 비롯한 죄- 대다수의 경우 그것은 육체적 욕망에서 비롯하는 것- 이기는 하지만 그 죄의 성격은 육체적 욕망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는 것(천사는 육신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죄의 성격은 인간의 머리로 가늠해보기가 매우 어렵겠지만 생각하기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미 신학대전에서 서술한 바 있습니다.
이미 잘 아는 대로 사탄이라 불리우는 존재도 사실은 루시퍼라는 이름의 천사였다는 것은 유대교 전승과 가톨릭 전승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가톨릭의 성전에 따르면 루시퍼 역시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창조된 천사였지만 그 자유의지로서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되어 있는 피조물이었으며 루시퍼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그분을 사랑하기를 스스로 거부하고 자신이 하느님과 같이 되려고 한 죄로 인해 사탄이 된 것입니다.
이미 앞에서 서술한 대로 천사에 대한 박식한 지식과 논리적 서술로 이름이 높았던 대 그 레고리오 교황조차도 천국에서 직접 천사를 대면하고 자신이 서술한 책에서 천사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가 틀린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서 웃었다는 교회의 전승도 있으니 천 사에 대한 의문에 대해 무엇이 확답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고로 확답은 꼭 눈으로 보고서만 확인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미 스콜라 철학에서 심도있게 논의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부족한 설명이었지만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기회가 되는 대로 천사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갈현동에서
Catholic knight 안젤로
|
||||
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