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라는 말은 하느님의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초월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보통명사이지요. 어느 민족이든지 하느님을 나타내는 보통명사가 있지요.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원어가 가지고 있는 말의 느낌을 제대로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만약 우리가 원어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그 말을 번역조차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말의 뜻을 알기 위해 모든 사람이 그 나라의 말을 모두 배워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다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므로 원어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번역을 하려는 노력없이 원어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은 배운 사람들의 직무남용이며 지식을 독점하려는 저의가 담긴 것은 아닌가도 싶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지식을 어설프게 자랑하려는 교만을 감추는 변명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우리나라만큼 다른 나라말을 자기나라 말로 번역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만큼 우리나라 말이 점점 빈약해지고 있는 것이고요.)
더구나 성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만방에 전해야 하는데, 각 나라 사람이 그 나라말로 알아들을 수 없게 원어만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이겠지요.
게다가 모든 단어가 각자의 서로 다른 의미만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들도 있어서 원어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고도 별 어려움 없이 번역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요. 예를 들면 소년(boy), 소녀(girl), 남자(man)와 여자(woman) 같은 보통명사들입니다.
하느님에 해당하는 말도 그렇습니다.
성서에는 Elohim 혹은 줄여서 El이라는 단어로 하느님을 지칭합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는 YHWH(히브리말로 표기할 수가 없어서 알파벳문자로 표기하자면 그렇습니다. 히브리말에는 원래 모음자가 없이 자음자만 있었고 모음자는 나중에 랍비들이 자음자 위 아래로 점을 찍어 새로 만들었습니다) 입니다. 그리고 이 하느님의 이름인 YHWH라는 단어가 나오면 하느님의 이름(고유명사)를 함부로 부를 수가 없어서 주님(Adonai; 역시 히브리말의 영어식 표기입니다) 이라는 보통명사로 바꾸어 읽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의 공동번역에서는 이 이름(고유명사)을 "주님"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어설픈 답변이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