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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성화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김현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4 조회수420 추천수0 신고

+찬미예수님

 

레지오 마리애는 가톨릭 교회안의 대표적인 평신도 사도직 단체 입니다. 평신도 사도직이라는 개념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하여 그동안 성작자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던 교회를 성작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정의하면서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평신도가 사제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은총과 성사로 으로 성화(聖化)되어야 합니다. 즉 성스럽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곧 성화란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실천할 수 있는 믿음과 그에 따른 실천행동을 할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음은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대구 대교구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 해설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해설(23)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해설(23)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생명과 사명에 밀접히 결합시키신 평신도들에게 당신 사제직의 일부도 맡기시어, 하느님의 영광과 인류구원을 위하여 영신적인 예배를 드리게 하셨다. 그러한 까닭에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사람들로서 놀랍게도 언제나 그들 안에서 성령의 더욱 풍부한 열매를 맺도록 부름을 받고 또 가르침을 받는다.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부부 생활, 가정 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은, 성령안에서 그 모든 일을 하고 더욱이 삶의 괴로움을 꿋꿋이 견뎌 낸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영적인 제물이 되고(1베드 2, 5 참조),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 또한 이와 같이 평신도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영적예배의 근거는 평신도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께 도유되었다’ 는 것이다.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께 도유되었다는 것은 세례에 의한 그리스도에의 봉헌과 견진에 의한 성령의 도유이다. 이 영혼의 축성으로써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된다. 하느님에 의한 영혼의 축성으로써 사람은 영적인 열매를 맺게 된다. 하느님의 영혼의 축성은 영혼에 영적 열매를 맺게 하는 원동력을 준다. 여기서 일체의 사업, 기도, 사도적 노력, 결혼 및 가정생활, 매일의 노고, 신심의 휴양을 ‘하느님의 성령 안에서’ 행하며, 또 생활의 번민을 참을성 있게 인내한다면, 이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영적 희생이 되고, 성찬의 전례에서 주의 몸의 봉헌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께 가장 경건하게 봉헌되는 것이다. 모든 일을 영 안에 행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성 바울로에 따르면, 영 안에서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산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은총에 의한 생활 자체이다. 은총 없이는 사람은 의화되지 못하고 성화되지 못한다. 은총 없이는 사람이 영적 희생을 바칠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평신도는 어디서나 성스러운 행위자, 예배자로서 하느님께 세상 자체를 봉헌하는 것이다. 즉 평신도 사제직은 그 존재, 그 전생활을 통해 하느님께 향한 희생의 봉헌이라 할 수 있다. 평신도는 그리스도에 의해 축성되고 성령에 의해 도유된 자, 즉 사제로서 자기를 봉헌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 자체를 성화해서 하느님께 봉헌한다. 이것이 평신도 사제직인 것이다. 그것이 영적 예배이고, 영적 희생의 봉헌이고, 세상의 성화 이다.

 

 

다음은 평신도에 대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내용입니다.

 

제4장 평신도

교회 안의 평신도
30. 교계의 임무를 밝힌 거룩한 공의회는 평신도라고 불리는 저 그리스도인들의 신분에 기꺼이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하느님의 백성에 관하여 말한 모든 것은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에게 똑같이 해당되지만, 남녀 평신도들에게 그 신분과 사명으로 보아 특별히 관련되는 어떤 것들은 그 근본을 현대의 특수 환경 앞에서 더욱 깊이 숙고하여야 한다. 거룩한 목자들은 평신도들이 얼마나 교회 전체의 선익에 이바지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목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향한 교회의 구원 사명 전체를 자기들이 독점하도록 세우신 것이 아니며 오로지 모든 이가 나름대로 공동 활동에 한 마음으로 협력하도록 신자들을 사목하고 그들의 봉사 직무와 은사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들의 빛나는 임무임을 안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사랑 가운데에서 진리대로 살면서 여러 면에서 자라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난다. 교회도 이와 같이 하여 사랑으로 지체를 완성해”(에페 4,15-16) 나가야 한다.

평신도의 본질과 사명
31. 여기에서는 성품의 구성원과 교회가 인정한 수도 신분의 구성원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이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이해된다. 곧 세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하는 자들이 되어, 그리스도교 백성 전체의 사명 가운데에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한다.
평신도들에게는 세속적 성격이 고유하고 독특하다. 성품의 구성원들은 어떤 때에 세속에 살며 세속 직업까지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특수한 성소 때문에 주로 직무상 거룩한 교역에 임명되고, 수도자들은 참 행복의 정신이 아니고서는 세상을 변혁시킬 수도 없고 하느님께 봉헌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자기 신분으로 빛나는 뛰어난 증거로 보여 주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에서, 마치 그들의 삶이 짜여지는 것 같은 일상의 가정 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써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이 특별히 하여야 할 일은 자신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모든 현세 사물을 조명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일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고 발전하여 창조주와 구세주께 찬미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누리는 평신도의 품위
32. 하느님께서 세우신 거룩한 교회는 놀라운 다양성으로 이루어지고 다스려진다. “사람의 몸은 하나이지만 그 몸에는 여러 가지 지체가 있고 그 지체의 기능도 각각 다르다. 이와 같이 우리도 수효는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각각 서로 서로의 지체 구실을 하고 있다”(로마 12,4-5).
그러므로 선택된 하느님 백성은 하나뿐이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다”(에페 4,5).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난 지체들의 품위도 같고, 자녀의 은총도 같고, 완덕의 소명도 같으며, 구원도 하나, 희망도 하나이며, 사랑도 갈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는 또 교회 안에서는 민족이나 국가,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결코 있을 수 없다.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이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이다”(갈라 3,28; 골로 3,11 참조).
따라서 교회 안에서 모든 이가 똑같은 길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이가 성덕을 닦도록 불리었고 하느님의 정의에 힘입어 똑같은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이다(2베드 1,1 참조).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남을 위하여 교사나 신비 관리자나 목자로 세워졌지만,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공통된 품위와 활동에서는 참으로 모두 평등하다. 주님께서 거룩한 교역자들과 나머지 하느님 백성을 구별하셨지만 그 구별은 동시에 결합을 가져온다. 목자들과 다른 신자들이 공통의 필연 관계로 서로 묶여지기 때문이다. 교회의 목자들은 주님의 모범에 따라 서로 자기들과 다른 신자들에게 봉사하여야 하며, 신자들도 목자들과 교사들에게 기꺼이 협력하여야 한다. 이렇게 다양성 안에서 모든 이가 그리스도의 몸에서 이루어지는 놀라운 일치에 대한 증거를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은총과 봉사와 활동의 다양성 그 자체가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은다. “이 모든 것은 한 분이신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1고린 12,11)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호의로, 만물의 주인이시지만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를(마태 20,28 참조) 형제로 모시듯이, 그렇게 또한 거룩한 교역에 세워져 그리스도의 권위로 하느님의 가정을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며 모든 이가 사랑의 새 계명을 지키도록 사목하는 이들도 형제로 삼고 있다. 이 점에 대하여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매우 아름답게 말한다. “여러분을 위하여 내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하여 줍니다. 실제로 여러분에게 나는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인입니다. 전자는 직무의 이름이며, 후자는 은총의 이름입니다. 전자는 위험한 이름이지만 후자는 구원받을 이름입니다.”1)

평신도 사도직
33. 하느님의 백성 안에 모인 평신도들, 하나의 머리 아래 하나인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평신도들은 누구든지 살아 있는 지체로서 교회의 발전과 그 끊임없는 성화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힘을 기울이도록 부름 받고 있다. 그 힘은 창조주의 은혜로 또 구세주의 은총으로 받은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은 바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대한 참여이며, 모든 이는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바로 주님께 그 사도직에 임명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성사로, 특히 성체성사로 하느님과 사람에 대한 저 사랑이 전해지고 자라난다. 그 사랑이야말로 모든 사도직의 혼이다. 그리고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가 오로지 평신도들을 통해서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장소와 환경 안에서 교회를 현존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2) 이렇게 모든 평신도는 “그리스도께서 알맞게 나누어 주신 대로”(에페 4,7) 자기에게 주어진 그 은혜로써 바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살아 있는 도구이며 증인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다 관련되는 이 사도직에 더하여 평신도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복음 안에서 바오로 사도를 도와 주며 주님 안에서 많은 일을 하였던 저 사람들처럼(필립 4,3; 로마 16,3 이하 참조), 교계 사도직과 더 직접적인 협력을 하도록 불릴 수 있다.3) 그 밖에도 평신도들은 영성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어떤 교회 임무를 교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평신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더더욱 널리 가 닿도록 노력하여야 할 빛나는 짐을 지고 있다. 따라서 평신도들도 각자의 능력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교회의 구원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서나 열려 있어야 한다.

사제직과 예배
34.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증거와 당신의 봉사를 계속하기를 바라시기에, 당신의 성령으로 그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온갖 좋은 일과 완전한 일을 하도록 끊임없이 재촉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생명과 사명에 밀접히 결합시키신 평신도들에게 당신 사제직의 일부도 맡기시어, 하느님의 영광과 인류 구원을 위하여 영신적인 예배를 드리게 하셨다. 그러한 까닭에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사람들로서 놀랍게도 언제나 그들 안에서 성령의 더욱 풍부한 열매를 맺도록 부름을 받고 또 가르침을 받는다.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부부 생활, 가정 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은, 성령 안에서 그 모든 일을 하고 더욱이 삶의 괴로움을 꿋꿋이 견뎌 낸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영적인 제물이 되고(1베드 2,5 참조),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 또한 이와 같이 평신도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예언자직과 증거
35. 위대한 예언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생활의 증거와 말씀의 힘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를 선포하셨으며 영광이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당신의 예언자직을 수행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이름과 권력으로 가르치는 교계만이 아니라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예언자직을 수행하시는 것이다. 바로 그 목적을 위하여 평신도들을 증인으로 세우시고 신앙 감각과 말씀의 은총을 주시어(사도 2,17-18; 묵시 19,10 참조), 가정과 사회의 일상 생활에서 복음의 힘이 빛나게 하셨다. 굳건한 믿음과 바람으로 현재의 기회를 잘 살려 나가며(에페 5,16; 골로 4,5 참조) 미래의 영광을 인내로 기다린다면(로마 8,25 참조), 평신도들은 약속의 자녀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을 마음 속 깊이 감추어 두지만 말고, 끊임없이 회개하며 “이 암흑 세계의 지배자들과 악령들”(에페 6,12)을 거슬러 싸움으로써 세속 생활의 구조를 통해서도 이 희망을 드러내어야 한다.
신약의 성사들이 신자들의 생활과 사도직을 길러 주며 새 하늘과 새 땅을 미리 보여 주듯이(묵시 21,1 참조), 그렇게 평신도들도 신앙 생활과 신앙 고백을 확고히 결합시킨다면 바라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히브 11,1 참조) 알리는 힘찬 선포자들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복음화, 곧 생활의 증거와 말씀으로 전하는 그리스도 선포는 세속의 일반 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바로 이 점에서 어떤 특별한 징표와 독특한 효력을 얻는다.
그러한 임무에서는 특별한 성사로 거룩하게 된 저 생활 신분, 곧 혼인과 가정 생활이 매우 귀중하게 드러난다. 바로 여기에 평신도 사도직을 수련하는 훌륭한 도장이 있고, 거기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이 모든 생활 조직에 스며들어 이를 날로 더욱 변모시킨다. 여기에서 부부는 서로서로 또 자녀들에게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사랑의 증인이 되어야 할 고유한 소명을 지닌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하느님 나라가 지닌 현재의 힘만이 아니라 복된 삶의 희망을 드높은 소리로 선포한다. 이렇게 자기의 모범과 증거로 세상에 죄악을 밝히고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준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현세의 일에 종사하면서도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귀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하여야 한다. 어떤 평신도들은 만일 거룩한 교역자들이 부족하거나 박해 체제에서 교역자들이 방해를 받을 때에는 어떤 거룩한 직무를 특별 권한에 따라 보완한다. 그리고 많은 평신도들이 사도직 활동에 온 힘을 다 기울이고 있지만, 모든 이가 세상에서 그리스도 왕국의 확장과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그러한 까닭에 평신도들은 계시 진리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치밀한 노력을 하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간청하여 지혜의 은혜를 얻어야 한다.

왕직
36.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시고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 아버지께 높이 올려지시어(필립 2,8-9 참조) 당신 나라의 영광으로 들어가셨다. 당신께 모든 것이 굴복하고, 드디어 당신 자신과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 아버지께 굴복시키시어,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이다(1고린 15,27-28 참조). 그러한 권한을 당신 제자들에게 주시어, 그들도 왕다운 자유 안에 세워져 극기와 거룩한 생활로 자기 자신 안에서 죄의 나라를 완전히 쳐 이기게 하시고(로마 6,12 참조),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그리스도를 섬기며, 섬기는 것이 다스리는 것인 그 임금님께 자기 형제들을 겸손과 인내로 인도하게 하신다. 주님께서는 실제로 당신의 나라를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확장하기를 바라신다. 그 나라는 곧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다.”4) 그 나라에서는 바로 피조물이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 하느님 자녀들의 영광스러운 자유를 누릴 것이다(로마 8,21 참조). 참으로 큰 약속과 큰 계명이 제자들에게 주어진다. “모든 것이 다 너희의 것이고,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다”(1고린 3,23).
그러므로 신자들은 하느님 찬미를 지향하는 모든 피조물의 가장 깊은 본질과 가치와 목적을 인식하고 세속 활동을 통해서도 서로 더 거룩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세상이 그리스도의 정신에 젖어들어 정의와 사랑과 평화 속에서 그 목적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게 하여야 한다. 그러한 의무의 수행에서 일반적으로 평신도들이 첫째가는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세속 분야의 자기 역량으로 또 그리스도의 은총을 받아 내면에서 승화된 자기 활동으로 힘차게 일하여, 창조주의 섭리와 그분 말씀의 비추심에 따라 인간 노동과 기술과 시민 문화로써 참으로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하여 창조된 재화를 계발하고 더욱 적절하게 모든 사람에게 분배하며,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자유 안에서 자기 나름대로 세계의 진보에 기여한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지체들을 통하여 온 인류 사회를 당신 구원의 빛으로 갈수록 더욱더 밝게 비추어 주실 것이다.
평신도들은 또한 힘을 합쳐 그 풍습을 죄악으로 몰아가는 세상의 제도들과 조건들을 바로잡아, 이 모든 것이 정의의 규범에 부합하고 또 덕의 실천을 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도와 주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 활동과 문화에 도덕 가치가 스며들게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이는 더 좋은 세상의 밭이 마련되고, 교회의 문도 더 넓게 열려, 거기에서 평화의 선포가 세상으로 퍼져 들어가야 한다.
바로 구원 계획 때문에, 신자들은 교회에 결합되어 자기의 본분이 된 권리와 의무 그리고 인간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자기에게 딸린 권리와 의무를 구별하도록 열심히 배워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서로 조화롭게 결합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며, 현세의 어떠한 일에서나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어떠한 인간 행위든 현세의 일에서도 하느님의 지배를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에는 이러한 구별과 동시에 조화가 신자들의 행동 방식에서 최대한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만 교회의 사명이 현대 세계의 구체적인 상황에 더욱 충만히 부응할 수 있다. 세속의 관심사를 정당하게 돌보는 지상 국가가 고유한 원리로 통치된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하듯이, 종교를 전혀 도외시한 사회 건설을 추구하며 국민의 종교 자유를 탄압하고 근절하려는 위험한 주장은 당연히 배척된다.5)

교계와 평신도의 관계
37. 평신도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교회의 영적 보화에서 특히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들의 도움을 거룩한 목자들에게 풍부히 받을 권리가 있으며,6) 하느님의자녀들과 그리스도 안의 형제들에게 맞갖은 자유와 신뢰로, 자기들의 필요와 소원을 목자들에게 표명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은 그들이 갖춘 지식과 능력과 덕망에 따라 교회의 선익에 관련되는 일에 대하여 자기 견해를 밝힐 권한이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그럴 의무까지도 지닌다.7) 그럴 경우에는 교회가 그 목적으로 설립한 기구들을 통하여 언제나 솔직하고 대담하고 지혜롭게 자기 의견을 밝혀야 하며, 거룩한 임무의 수행에서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이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지녀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평신도들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시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자유의 복된 길을 모든 사람에게 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거룩한 목자들이 스승과 지도자로서 교회 안에서 결정하는 것들을 그리스도인의 순종으로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 지도자들은 우리 영혼들에 대한 셈을 치러야 할 사람으로서 우리를 돌보는 것이므로, 그들이 탄식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도록(히브 13,17 참조), 자기 지도자들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기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거룩한 목자들은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의 품위와 책임을 인정하고 향상시켜야 한다. 기꺼이 그들의 현명한 의견을 참작하고, 신뢰로써 그들에게 교회에 봉사하는 직무를 맡기며, 행동의 자유와 여유를 남겨 주고,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그들을 격려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이 제기하는 계획과 요청과 열망에 어버이다운 사랑으로 관심을 기울여 그리스도 안에서 이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8) 또한 모든 사람이 지상 국가에서 누리는 정당한 자유를 목자들은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다.
평신도들과 목자들 사이의 이러한 친숙한 교류에서 교회의 수많은 선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평신도들의 책임감이 튼튼해지고 열성이 자라나며, 평신도들의 힘이 더욱 쉽게 목자들의 활동에 결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자들은 평신도들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아 영신적인 일에서나 현세적인 일에서 더욱 명백하고 더욱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하여 온 교회가 모든 지체의 힘을 합쳐 세상의 생명을 위한 자기 사명을 더욱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

세상의 혼인 평신도
38. 평신도는저마다 세속에서 주 예수님의 부활과 생명의 증인이 되어야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표지가 되어야 한다. 모든 이가 다 함께 또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영신적 열매를 맺어(갈라 5,22 참조) 세상을 길러 주어야 하고, 주님께서 복음에서 행복하다고 선언하신 가난한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이(마태 5,3-9 참조) 생명력을 얻는 바로 그 정신을 세상에 전파하여야 한다. 한 마디로, “영혼이 육신 안에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안에서 그 혼이 되어야 한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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