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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1: 예루살렘 입성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15 조회수2,217 추천수0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 (1) 예루살렘 입성


종려 가지 흔들고 ‘호산나’ 외치며 예수님 환영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

 

 

전례력으로 ‘사순 시기’가 시작됐다. 사순 시기는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때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기 40일 동안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주님 부활을 준비한다. 하나는 희생과 보속을 통해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복음서를 통해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는 것이다.

 

주님 부활을 잘 준비하는 사순 시기와 성주간이 될 수 있도록 다섯 주간에 걸쳐 네 복음서가 증언하는 한 주간 주님 수난 행적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예루살렘 입성

 

마르코(11,1-11)ㆍ마태오(21,1-11)ㆍ루카(19,28-38)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단 한 번 예루살렘에 가신 것으로 묘사한다. 바로 수난 때이다.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여러 번 예루살렘에 들른 것을 암시(마태 23,37; 루카13,34)하지만 수난 직전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예수님께서 그곳에 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한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예루살렘을 다섯 차례나 방문하셨다고 증언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9~10월에 지내는 ‘초막절’(7,1-36)과 초막절 석 달 후 겨울에 지내는 ‘성전 봉헌절’(10,22-42)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파스카 봄 축제’(과월절, 무교절) 때 예루살렘에 가셨다. 요한 복음서는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파스카 축제에 세 차례 참여한 것으로 기록한다. 예루살렘에서 예수님께서는 첫 번째 파스카 축제 때 ‘성전을 정화’(2,13-25)하셨고, 두 번째 파스카에서는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셨다.’(5,1ㅡ6,4)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파스카 축제였다.(12,12-19. 19,1ㅡ20,23)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입성 전 올리브 산 동쪽 끝 예루살렘 성벽에서 약 3㎞ 떨어진 베타니아에 있는 한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셨다.(마태 26,6-13; 마르 14,3-9; 루카 7,36-50; 요한 12,1-11) 이 집을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서 저자는 ‘나병 환자 시몬의 집’이라고 하고, 루카 복음서 저자는 ‘바리사이의 집’이라 하며, 요한 복음서 저자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오빠 라자로의 집’이라고 한다. 이때 ‘어떤 여자’, ‘그 고을에 죄 많은 여자’, ‘라자로의 여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 값비싼 향유를 머리와 발에 붓고 경의를 표했다. 요한 복음서 저자는 이날이 파스카 축제 6일 전, 곧 토요일 저녁이라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여인의 행동을 나무라자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례를 준비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장례는 유다교에서 권장하는 선행 가운데 하나이다. 여인의 향유 부음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 그 의미가 드러난다. 이를 지켜본 유다 이스카리옷은 예수님을 배신하기로 작정하고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이튿날(요한 12,12) 예수님께서는 베나티아에서 올리브산 정상을 통과해 예루살렘으로 향하셨다. 교회는 이날을 ‘주님 수난 성지 주일’로 기념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올리브산 동쪽 비탈에 자리한 벳파게(무화과 숲의 집) 마을 근처에 도착하자 두 제자를 보내 어린 나귀를 빌려오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셨다. 제자들과 수많은 군중이 자기 겉옷과 나뭇가지를 길에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복되시어라” 환호하며 주님을 맞았다. 제자들이 어린 나귀 등에 겉옷을 걸치고 거기에 예수님을 올라타게 한 것은 솔로몬이 아버지 다윗의 왕좌에 올림을 받는 장면을 연상시킨다.(1열왕 1,33-34) 제자들의 이러한 행동은 다윗 왕조의 전통에 따른 ‘즉위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수님을 다윗 왕조의 임금으로 세운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 백성은 ‘메시아’의 징표인 종려나무 가지(1마카 13,51 참조)를 흔들며 예수님께 “호산나!”(도와주세요)를 외쳤다. 이 도움의 청원 ‘호산나’는 다윗 왕조의 통치와 그 안에서 이루어졌던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 통치가 새로이 이루어질 것에 대한 희망의 환호였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즈카르야의 예언처럼 나귀를 타고 오는 평화의 임금이실 뿐 아니라 다른 이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죽임을 당하는 목자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가장 짧은 길을 택해 올리브산 경사면을 내려가신 후 다시 키드론 골짜기를 올라 예루살렘 성문 가운데 ‘아름다운 문’이라 불리는 동쪽 문으로 들어가셨을 것이다. 오늘날 이 문은 늘 잠겨 있고 ‘금문’(Golden Gate)으로 불린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3월 1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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