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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이야기: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이사 61,2)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8 조회수3,444 추천수0

[성경 이야기]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이사 61,2)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당신 사명을 시작하시며 나자렛 회당에서 하신 선포는 이사 61,1-2을 인용한 말씀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주님의 은혜의 해, 우리 하느님의 응보의 날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예수님의 사명은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사야서 61장에서 말하는 “슬퍼하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보면, 마태 5,4의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이란 구절의 의미가 확실해집니다. 이사야서 61장에서 “슬퍼하는 이들”은 근심을 가득 안고 유배에서 돌아온 이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원수 때문에 슬퍼하며 분노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폐허가 된 도시들”과 “황폐한 곳들”(이사 61,4)을 마주해야 하고 “치욕과 수모가 그들의 몫”이 된 까닭입니다. 즉 하느님의 이름이 모독당하고, 많은 이가 주님께 대한 신앙으로 인해 박해를 받았기에 슬퍼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서 61장에 예언된 메시아로서 이러한 슬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위로를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제자들과 함께하셨던 순간은 종말에 성취될 하느님의 위로가 실현되는 시간이었습니다(마태 9,15 참조). 그러나 예수님 승천과 그분의 다시 오심 사이, 메시아의 부재(不在) 같은 슬픔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하느님의 뜻이 온전히 실현되지 않고, 구원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며, 세상이 악으로 기우는 체험을 한 것입니다. 무신론적인 흐름이 퍼져 하느님의 정의는 무시되고 사람들은 돈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의로운 이들이 고통받고 사악한 이들이 번영하며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정의가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있어 왔습니다. 그들은 죄인들이 회개하도록 눈물로 호소하며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자기 존재의 중심에 모시고 세상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심초사 행동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으로 인내합니다. 바로 이런 이들이 마태 5,4에서 말하는 “슬퍼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 6,10)라는 기도 말씀을 몸소 실천하고자 정의롭지 못한 이들에게 희생당하면서도 아파하는 이들을 찾아갑니다. 소외당한 이들을 찾아가 함께 울어주고, 불의에 맞서 분노하며, 거리로 나가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2022년 4월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 의정부주보 11면,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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