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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4: 잡히시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5 조회수2,515 추천수0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 (4) 잡히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신을 내어 맡기다

 

 

Giotto di Bondone, 체포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유다의 키스), 프레스코, 이탈리아 파도바의 아레나성당 벽화.

 

 

겟세마니에서 잡히시다

 

예수님께서는 ‘대사제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 겟세마니로 가셨다. 겟세마니는 올리브 산에 있다. 예수님께서는 그곳 정원으로 들어가시어 제자들을 두고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곳에 혼가 가시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고뇌에 싸여 피땀을 흘리시면서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며 기도하셨다.(루카 22,42)

 

바오로 사도는 이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히브 5,7)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홀로 마지막 외로움, 인간으로서의 모든 고난을 체험하셨다. 여기서 죄와 모든 악의 나락이 그분 영원의 가장 내밀한 곳으로 밀려들었다. 여기서 그분은 임박한 죽음에 대한 예감으로 전율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자신 안에서 하느님을 거스르는 인간 본성의 모든 저항을 스스로 이겨내시고서야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곧 하느님께 당신 자신을 내어 맡기신다.

 

네 복음서는 예수님의 겟세마니 밤기도가 모두 잠들어 있던 제자들에게 조명받지 못했고, 예수님께서 배반자 유다 이스카리옷이 몰고 온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 군대와 성전 경비병들에게 체포됐다고 한다.

 

 

최고의회와 빌라도 앞에 서시다

 

체포된 예수님께서는 맨 먼저 한나스와 대사제 카야파에게 끌려가셨다. 한나스는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으로 서기 6년부터 15년까지 대사제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상부 도시에 있는 한나스와 카야파 대사제의 집에서 밤새 매질과 조롱, 모욕을 당하셨다.

 

날이 밝자 원로단, 곧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이스라엘 최고의회인 ‘산헤드린’으로 끌고 가 심문한 다음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보냈다. 빌라도 역시 예수님을 심문한 후 마침 파스카 축제를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에 와서 하스모네아 왕궁에 머물던 헤로데 안티파스에게 보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예수님을 업신여기며 조롱한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되돌려 보냈다.(루카 23,6-12 참조) 때는 니산달 14일 밤이었다.

 

니산달 15일은 ‘파스카 축제일’이다. 서기 28~33년 사이 니산달 14일이 금요일이었던 것은 딱 두 번이었다. 30년 4월 7일(성경학자들이 더 선호하는 날짜임)과 33년 4월 3일이다. (「성경 역사 지도」 208쪽 참조) 전례력으로 이날은 파스카 성삼일 중 ‘주님 수난 성금요일’이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입성 후 밤에는 베타니아로 가서 묵으셨지만, 파스카 만찬을 하신 이 날은 성 안에 머무셨다. 그리고 묵묵히 제자들의 배반과 수난을 마주하셨다.

 

한편, 최고의회 의원들과 빌라도는 예수님께 “당신은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들이오?” “유다인의 임금이오?”라고 심문하면서 모진 매질과 조롱을 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명료하게 “그렇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르 14,62)라고 말씀하신 후 입을 다무신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대사제 카야파는 자기 옷을 찢었고, 최고의회 원로들은 모두 “사형받아 마땅하다”고 예수님을 단죄했다. 로마 총독 빌라도 역시 예수님께서 반역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예수님께 사형을 선고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4월 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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