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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18: 부활 제5주일 - 혼인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27 조회수1,909 추천수0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18) 부활 제5주일 - 혼인성사

인성사는 그리스도의 사랑 드러내는 표지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의 새 계명을 우리는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에서부터 꽃피워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을 이루는 성사인 혼인성사에 대해 좀 더 알아봅니다(1200호, 1월 20일자 참조)


◇ 살펴봅시다

혼인성사는 성품성사와 함께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로 불립니다. 이 성사를 통해 부부는 자신의 선익뿐 아니라 배우자 그리고 부부 사랑의 결실인 자녀의 선익을 함께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혼인이 단순히 인간적인 결합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하기에 사람이 결코 갈라놓아서는 안 됩니다. 이를 혼인 유대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이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또한 혼인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일부다처(一夫多妻)나 일처다부(一妻多夫)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혼인 예식의 거행(1621~1637항) : 교회에서 이뤄지는 혼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가톨릭 신자들 사이의 혼인입니다. 이렇게 두 배우자가 모두 신자일 경우 그 혼인은 성사가 됩니다. 말하자면 이 혼인을 통해 부부는 서로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표지가 되는 은총과 축복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성사혼이라고 부릅니다. 이 성사혼 곧 혼인성사는 원칙적으로 성찬례 곧 미사 도중에 거행합니다.

혼인성사를 성찬례 도중에 거행하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다'라는 성찬 축성문에서 알 수 있듯이, 성찬례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목숨을 바쳐 사랑하신 신부, 곧 교회와 맺은 새 계약을 기념하는 제사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미사 중에 혼인 예식을 통해 생명을 바쳐 서로에게 자신을 내어주겠다고 동의함으로써 자신들의 동의를 성찬례에서 이뤄지는 교회를 위한 그리스도의 봉헌과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또 영성체 때 "같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한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1621항).

둘째는 가톨릭 신자와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과의 혼인입니다. 이들의 혼인이 교회법적으로 유효하고 합법적인 혼인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관면과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쌍방이 혼인의 목적과 특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가톨릭 신자인 당사자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자녀에게 세례를 받게 하고 교육을 시키며 자녀의 가톨릭 신앙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의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 신자가 아닌 배우자는 이를 알고 있으며 동의해야 합니다.

가톨릭 신자가 비신자 배우자와 혼인을 하면서 교회의 이런 관면이나 허가를 무시하고 사회 관습대로 혼인을 한다면, 그 가톨릭신자는 혼인장애에 걸리게 되고, 정상적인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 혼인성사의 효과(1638~1642항) : 유효한 혼인을 통해 부부 사이에는 그 본성상 영구적이며 배타적인 유대가 생깁니다. 이 혼인 유대는 부부의 자유로운 인간적 행위(아무런 강압이나 강요 없이 두 사람의 자유로운 동의에 따른 혼인)와 혼인을 완결 짓는 육체적 결합으로 발생합니다. 일단 혼인 유대가 이뤄지고 나면 이 유대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결코 해소되지 않습니다. 혼인 제도는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것이고, 교회는 하느님의 안배를 거스를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혼인은 잘 준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혼인 준비에는 특히 부모의 모범과 가정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교회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젊은이들이 정결을 닦고 적절한 시기에 정숙한 약혼기를 거쳐 혼인에 이를 수 있도록, 부부 사랑의 존엄성과 그 임무와 행위에 대하여 특히 가정의 품 안에서 제때에 알맞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1632항).

혼인성사를 통해 신자 부부는 또한 고유한 은총을 받습니다. 이 은총은 "부부의 사랑을 완전하게 하고, 해소될 수 없는 그들 사이의 일치를 강화합니다. 이 은총으로 부부는 부부 사랑은 물론 자녀 출산과 교육을 통해 성덕에 나아가도록 서로 도와 줍니다"(1641항).

㉢ 부부애의 선익과 요구(1643~1654항) : "부부애는 전체성 곧 인격 전체의 모든 부분-육체와 본능의 요구, 감정과 애정의 힘, 정신과 의지의 소망-을 포함"(1643항)합니다. 그래서 육체의 일치를 넘어 한 마음 한 영혼을 이루는 깊은 인격적 일치를 도모합니다. 부부의 이 깊은 결합은 "두 인격의 상호 증여로서, 자녀의 행복과 더불어 부부의 완전한 신의를 요구하며, 그들의 풀릴 수 없는 일치를 촉구"(1646항)합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혼인에 따른 동거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교회는 부부의 실질적 별거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앞에서 두 사람은 계속 남편이고 아내입니다. 그들에게는 다시 혼인할 자유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부부에게는 다시 화해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이를 위한 교회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별거 상태에 있는 이들이 민법에 따라 다시 혼인을 할 경우에 그들은 "객관적으로 하느님의 법에 어긋나는 처지"(1650항)에 있게 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성체를 모실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처지에서 살아가면서도 신앙을 보존하고 자녀를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라 키우기를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 사제와 교회 공동체는 극진한 관심을 보여주어 그들이 교
회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여기지 않도록 해야"(1651항) 합니다.

혼인 제도와 부부 사랑은 본질적으로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합니다. 자녀는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선사받지 못한 부부 역시 인간으로서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충만한 의미를 지닌 부부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 정리합시다

-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생명과 사랑의 친밀한 공동체를 이루는 혼인 제도는 창조주께서 제정하셨으며,그분께 고유한 법을 받았다. 이 결합은 본성상 부부의 행복과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1660항).

[평화신문, 2013년 4월 28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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