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해설 (5) 주 예수 그리스도
우리가 예수님을 공경하여 부를 때 쓰는 호칭 가운데 가장 자주 쓰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라는 말입니다. 신경에 나오는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세 단어는 신앙 고백의 표현들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또 중심이 되는 말마디입니다. 이 말은 “예수님께서는 구세주이시고, 저의 주님이십니다.”라는 뜻입니다.
구원하시는 하느님
‘예수’라는 이름이 주님의 본 이름입니다. 천사가 요셉 성인에게 일러 준 이 이름은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 또는 “구원하시는 하느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사는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1) 하고 말했습니다. 이 이름은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왕, 사제, 스승
‘그리스도’라는 이름은 주님께 드리는 존칭이며, 그리스말로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같은 뜻을 지닌 히브리말이 ‘메시아’입니다. 본래의 말뜻은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인데,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하늘의 명을 받아 도탄에 빠진 세상을 건져낼 위대한 지도자’라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왕에게, 제사장에게, 또 예언자에게 기름을 발라 그 사람의 직책을 표시했습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그래서 예수님께서 인류의 임금이시고 대사제이시며 스승으로서 세상을 하느님과 다시 화해시키시고 하느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가르치시며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시는 분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주님이신 예수님
예수님 당시에는 종이 주인을 부를 때, 신하가 임금을 부를 때 ‘주님’이라 불렀습니다. 로마 제국의 황제도 ‘주님’이었습니다. 주인님이라는 말인데, 내 목숨을 마음대로 할 권리를 가지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시므로 세상의 이런저런 주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온 우주의 주인이신데, 하인에 불과한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시고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셨습니다. 세상의 높은 사람들에게는 그 권력 때문에 복종하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이라 부르고 그분께 순종하는 것은 그분의 큰 사랑에 감복한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마치 우리가 주인이고 예수님께서 우리 하인이신 것처럼 굴 때가 있지 않습니까?
[2013년 5월 26일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대구주보 4면, 문화홍보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