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해설 (8) 사흗날에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우리가 받아 마땅한 벌을 대신 받아 돌아가셨다고 하여도, 단지 그뿐이었다면 그 죽음이 우리 사람에게 참된 희망의 근원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죄에 대한 벌은 이루어졌지만 의인의 희생이 받을 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4)
부활 : 실제로 일어난 사건
빈 무덤과 제자들의 혼란이 증언하듯,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으로 일어난 실제 사건입니다. 누가 이것을 조작하려 하였다면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좀 더 그럴듯하게 늘어놓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또한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부활을 직접 목격한 증인이 없는 까닭은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사도들도 믿으려 하지 않았던 것처럼, 부활은 신앙의 은총을 입지 않으면 증언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부활 :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결정적 증거
예수님의 부활은 라자로가 다시 살아난 것과는 다릅니다. 그들은 수명을 다하면 죽어야 하는 이전의 육체적 생명을 다시 얻은 것에 불과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연적인 생명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아나셔서 다시는 죽지 않으시며, 그분의 육신도 우리의 썩어 없어질 육신과는 달리 물리적인 한계를 갖지 않는 육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의 힘으로, 즉 하느님으로서의 권능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이는 수난 전에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요한 10,18)
부활 : 예수님과 함께 죽는 모든 이의 희망
예수님의 부활은 그분이 참으로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그 말씀과 행적이 진리임을 드러냅니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지만, 또한 예수님처럼 살고 예수님처럼 죽는 것이 참으로 인간답게 바로 사는 것임을 뜻하기도 합니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무의미하거나 결국 손해 보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힘들어하는 이웃의 짐을 대신 져 주는 것이야말로 참 생명의 길입니다. 자기만 잘 살겠다고 남을 모른 체하거나 해를 입히는 것은 죽음의 길입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처럼 사는 사람은 지상에서부터 이미 영원한 생명의 맛을 느끼고, 예수님과 함께 죽음으로써 마침내 그분 안에서 부활할 것입니다.
[2013년 8월 11일 연중 제19주일 대구주보 4면, 문화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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