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구약의 십계명과 신약의 복음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가본 적이 없는 먼 길을 떠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지도입니다. 우리는 지도를 펼치고 가야할 길을 찾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당신과 함께 사는 영원한 행복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잘못된 자유의 남용으로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길에서 벗어나 미로로, 습지로 빠져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선택하시어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아브라함의 후손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이집트로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내려갑니다. 편안한 시절은 빨리 지나가고 암흑의 종살이가 이스라엘 자손 대대로 이어집니다. 고통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에 하느님의 위대한 구원의 손길이 뻗치고, 마침내 그들은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이스라엘은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향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 앞에 서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 속에서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 속에서 그들을 비추어 주셨습니다.”(탈출 13,21) 하느님께서 함께 하기에 이스라엘은 노예의 땅 이집트로부터 약속의 땅 가나안까지의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육체적 노예에서 벗어나 공간적인 자유를 확보한 이스라엘을 통해 온 인류에게 영적인 자유를 위한 계명을 주십니다. 우리가 죄의 종살이를 하지 않고 진정한 해방을 누리기 위한 조건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시나이 산에서 모세를 통해 전해진 십계명입니다.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직접 나타나셔서 선포하신 것입니다. 십계명이라는 선물은 바로 하느님 자신과 당신의 거룩한 뜻을 주신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059항)
하지만 인간은 하느님께서 직접 써주신 계명을 지키는데 실패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친히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과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6-40 참조)라고 가르치십니다. 모든 구약의 법과 계명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말씀하시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계명을 다시 선포하십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알파이고 오메가이신 하느님의 계명은 변하지 않습니다.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예수님께서는 시나이 산에서 십계명을 돌 판에 새겨 주신 하느님이십니다. 구약과 신약의 계명을 쓰신 분은 한 분이시고, 사랑은 모든 율법의 완성입니다.
서해 바다를 향해 흐르는 한강은 오천 년 이상 단 한 번도 백두대간을 거슬러 흐른 적이 없습니다. 시대가 흘러 문명이 발달하고 환경이 달라졌다고 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는 인간의 심성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생명의 길을 찾아가도록 십계명을 삶의 지도로 주셨습니다. 시나이 산의 십계명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마음속에 새겨 주신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072항) 우리 마음에 새겨졌으나 잊혀져간 십계명에 그리스도의 복음은 생명을 불러일으킵니다. 십계명과 복음은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이고 생명의 길입니다!
“내 계명을 지켜라. 네가 살리라. 내 가르침을 네 눈동자처럼 지켜라.”(잠언 7,2)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2052-2082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9월 15일 연중 제24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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