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서 DOCTRINE

교리 자료실

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46: 성사란 무엇인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3 조회수3,732 추천수1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46)



51. 성사란 무엇인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사도신경 안에 압축적으로 정리된 하느님의 계시 내용을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신앙 내용이 전례를 통해서 계속해서 체험되어야 합니다.

전례는 교회의 공적인 예배입니다. 전례는 7성사, 준성사, 성무일도, 각종 신심 전례 행사 등을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례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7성사입니다.

전례들 가운데 엄밀한 의미에서 주님께서 세우신 성사는 일곱 가지가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17항).

1) 성사와 인간의 삶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기까지 중요한 계기들을 겪게 됩니다. 태어나서 부모의 돌봄을 받고, 스승들의 교육을 받으며,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종종 잘못을 저지르게 되지만 용서를 받으며, 질병에 걸리고 치유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도움을 받게 됩니다. 신앙인의 성장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해서 신앙의 삶을 시작하게 되고, 견진성사로써 교회 안에서 책임있는 어른의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성체성사로 영적 양식을 받고 성장하며, 죄와 질병의 순간에는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로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성품성사와 혼인성사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봉사의 직무를 받게 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미사 때마다 듣게 되는 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와 함께 하실까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가장 확실하게는 7성사를 통해서 한평생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2) 성사와 표징

부인이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당신은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집에 와서 별다른 대화도 하지 않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적도 없고, 우리 결혼기념일도 챙겨주지 않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내가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인거 몰라. 내 마음 몰라? 표현은 안해도 나는 당신밖에 없어.” 그러자 부인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참아보려고, 믿어 보려고 하지만 어떤 때는 정말 모르겠어. 표현을 안하니까 당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위 이야기에서 누구에게 문제가 있을까요? 부인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비록 사랑이란 증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무런 표현 없이 사랑을 믿을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눈에 보이고 만져질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을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문제도 이와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표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일곱 가지 성사를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7성사 안에 구원의 은혜를 담아 주셨습니다. 세례성사 때 물로 씻는 감각적인 징표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은혜를 주시고, 견진성사 때 주교님의 안수와 기름바름을 통해서 굳세어지는 은혜를 주십니다. 성체성사 때 밀떡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 마음에 오시고, 고해성사 때는 사제의 음성을 통해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하게 해 주십니다.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를 통해 교회 안에서 고유한 책임을 맡겨 주시고, 병자성사로써 질병과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함께 해 주십니다.

인간의 삶에서 표징과 상징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육체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물질적인 표징과 상징을 통해서 영적인 실재를 표현하고 인식한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나 몸짓, 동작을 통한 표징과 상징이 필요하다. 하느님과 이루는 관계도 마찬가지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46항).

3) 성사의 사효성(事效性)과 인효성(人效性)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미사 시간 한 시간 전부터 준비를 하고 일찍 성당에 나와 준비 기도를 바치고 미사에 참석합니다. 미사 중에도 분심을 쫓아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정성껏 참례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미사 시간에도 늦고, 미사 중에도 분심에 빠지거나 졸거나 합니다. 이 두 사람 중에서 미사의 은혜를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첫 번째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미사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미사 자체 안에 은총이 들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참석한 사람은 같은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사효성(事效性)이라고 합니다. 성사 그 자체가 효과를 낸다는 뜻입니다. 성사의 진정한 집전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므로 성사에 참여하는 사제와 신자들의 마음가짐에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성사이기에 성사 그 자체로 구원의 은총을 우리에게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성사들은 언제나 살아 계시며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몸에서 “나오는 힘”이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의 행위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16항).

그러나 성사의 사효성만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성사를 마술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평상시 생활이나 성사에 임할 때의 우리의 마음가짐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성사만 받게 되면 복을 받을 것”이라는 식으로 성사를 이해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성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에만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두 사람의 경우에 사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은 은혜를 받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하느님께서 성사 안에 넣어주신 은혜와 더불어 자신의 노력에 따른 추가적인 은혜도 받게 됩니다. 이것을 성사의 인효성(人效性)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노력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성사가 교회의 의향에 따라 거행되면 집전자의 개인적인 성덕과 관계없이 그리스도와 그분 성령의 힘이 성사 안에서 성사를 통하여 작용한다. 그렇지만 성사가 맺는 결실은 그것을 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에도 달려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28항).

그러므로 성사는 “무상으로 먼저 베푸시는 하느님의 주도”와 “하느님 백성의 신앙의 응답”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2013년 9월 22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