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교리] (28) 성체성사
인간과의 일치 드러내는 ‘사랑의 성사’
세라 : 신부님, 성사 중 으뜸 성사는 무엇인가요?
주땡 : 존엄성으로 보더라도 일곱 가지 성사 중 가장 신비스러운 성사는 단연 ‘성체성사’라고 할 수 있겠죠. 매일 밥을 먹어야 우리 육체가 움직이고 살아갈 수 있듯이, 예수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 영혼이 살아가는 거죠.
세라 : 성체성사라면, 우리가 미사 중 빵과 포도주를 받아먹는 것을 말하죠?
주땡 : 우리 눈에는 빵과 포도주로 보이지만, 그 빵은 온전히 예수님 몸이고, 포도주는 곧 예수님 피 입니다. 절대 비유나 상징이 아니에요. 미사 중 ‘실체변화’ 신비를 통해 빵과 포도주 형상 안에 예수님이 실제로 현존하시는 거죠.
민이 :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인 목요일 마지막 만찬을 재현하는 거라고 들었어요.
주땡 : 맞아요. 제자들과 함께 최후 만찬을 하실 때 이 성체성사를 세우셨죠. 빵을 들고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라고 하셨고, 또 잔을 들고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피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유언과도 같은 말씀이 없었다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된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었겠죠.
세라 : 그럼 미사 중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기도할 때, 그것이 예수님 몸과 피로 변하는 건가요?
주땡 : 그래요. 빵과 포도주 형상은 그대로 남지만, 실체는 즉시 변하게 되죠.
민이 :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이유는 뭔가요?
주땡 : 주님께서 “이는 내 몸이다” “내 피다”라고 하신 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라고 하셨어요. 이것은 인간에 대한 진실어린 사랑을 표현한 것이에요. 예수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뜻을 보여주신 것이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떨어지기 싫어하잖아요. 예수님은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하셨기에 언제나 함께하기를 원하셨고, 그래서 성체성사를 세워 주신 겁니다. 성체 모습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예수님 몸을 먹고 내 안에 모심으로써 그분과 일치하게 되죠. 이보다 더 큰 일치가 어디 있을까요. 사랑의 극치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성체성사는 사랑의 성사라고 합니다.
세라 :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가 이 성체성사를 재현하고, 예수님 사랑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네요.
민이 : 미사 참례와 영성체를 의무로 여기기도 했는데,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네요.
주땡 : 인간에게는 육체와 함께 영혼도 있어요. 육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좋은 음식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처럼, 영혼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하고 자주 미사에 참례하면 좋겠어요.
[가톨릭신문, 2015년 7월 12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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