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아빠스
대수도원 책임자의 칭호, 수도자가 영적 스승 부르던 아람어 ‘아빠’에서 유래 아빠스(abbot, abbas)[아빠스] 베네딕도 규칙서를 따르는 수도회들과 그 외 일부 수도회가 대수도원의 수장을 부르는 칭호. - 성 베네딕도회 서울 수도원 초대 장상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 ‘아빠스’라는 칭호는 수도원에서 수도자들이 자신들의 지도자이자 영성적인 스승을 ‘아빠’라고 부르던 습관에서 유래했다. 우리말과 발음이 비슷한 ‘아빠’(abba)는 ‘아버지’라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아브’에서 파생된 아람어다. 예수가 하느님 아버지와의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기에 교회 안에서 친근한 표현이기도 하다. 당시에 ‘아빠’라는 말은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부르거나, 성장한 아들이 아버지를 친밀하게 부르는 호칭 등으로 사용되던 호칭이다. 아빠스라는 표현은 이미 4세기경부터 이집트나 시리아 등의 지역의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성 예로니모가 서방교회에 이 칭호를 소개했고, 성 베네딕토가 아빠스라는 칭호를 사용하면서 아빠스에게 수도원 안에서 중심이 되는 역할을 부여했다. 중세기에는 수도원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아빠스가 경제적·정치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빠스는 대수도원이라 불리는 아빠스좌(座) 수도원의 책임자다. 아빠스는 평의회와 참사회를 소집해 수도원의 여러 안건을 결정하고, 공동체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또 입회자·청원자·수련자들을 공동체 안에 살도록 받아들이는 권한도 있다. 아빠스는 주교는 아니지만, 교회 내에서 주교에 준하는 예우를 받고 있다. 또한 교회법은 수도원이 한 지역의 교회를 관할하는 ‘자치 수도원구’의 경우 아빠스가 교구장 주교와 같은 고유한 목자로서 사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과거 함흥교구와 덕원 자치 수도원구를 대수도원이었던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 관할했다. 6·25전쟁 이후 1952년 이래로는 성 베네딕도 왜관 수도원의 아빠스가 덕원 자치 수도원구장 자치구장 서리를 맡아왔다. 지난 2월 27일에는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수도원이 아빠스좌로 승격되면서 한국교회에 또 한 명의 아빠스가 탄생했다. [가톨릭신문, 2019년 3월 17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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