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경제생활 (2) 사회교리로 보는 경제생활 도덕성과 경제 세상은 이윤추구를 경제의 최우선에 두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경제 분야에도 도덕성은 필요합니다. 세상의 그 어떤 분야도 도덕에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도덕성을 고려하지 않는 경제, 이른바 고삐 풀린 경제는 오로지 인간의 탐욕만을 쫓게 됩니다. 분명히 경제활동의 주체는 인간입니다. 그러나 탐욕이 극대화된 세상에서 인간은 돈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교회의 사회교리는 경제의 도덕적 의미를 강조합니다. “경제 사회 생활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그 온전한 소명, 사회 전체의 선익은 존중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인간이 모든 경제 사회 생활의 주체이며 중심이고 목적이기 때문이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 63항)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을 지향하는 경제 오늘날 우리는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경쟁의 결과에 따른 승자독식을 당연하게 여기고 이를 공정하다고 말합니다. 과연 경쟁과 승자독식이 절대 진리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십니다. “오늘날 우리는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한 경제는 사람을 죽일 뿐입니다. 나이든 노숙자가 길에서 얼어 죽은 것은 기사화되지 않으면서, 주가지수가 조금만 내려가도 기사화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이것이 바로 배척입니다. 한쪽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입니다. 오늘날 모든 것이 경쟁의 논리와 약육강식의 법칙 아래 놓이게 되면서 힘없는 이는 힘센 자에게 먹히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배척되고 소외되고 있습니다.”(교황 프란치스코, 권고 「복음의 기쁨」, 53항) 경제의 목표는 경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는 인류가 풍요롭게 행복을 누리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경제 활동이 도덕적 성격을 지니려면, 연대와 정의에 기반하여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을 지향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창조되었고, 그 안에서 형제자매로 부르심 받았습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경제는 인류 전체의 발전을 위한 도구가 됩니다. 경제가 경쟁의 토대가 아니라 지구상의 빈곤과 저개발을 해소할 수 있는 연대의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경제가 다른 형제자매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그러기에 사회교리는 약육강식의 경제 활동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 활동을 소망합니다. [2020년 9월 6일 연중 제23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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