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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국제 공동체 - 성경으로 보는 국제 공동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31 조회수2,774 추천수0

사회교리 : 국제 공동체 (1) 성경으로 보는 국제 공동체

 

 

지난 세기부터 시작된 교통과 통신의 급격한 발달로 인류는 이른바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인류는 여전히 국가와 민족으로 나뉘어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간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우리는 인류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경과 교리는 애초부터 인류를 하나의 ‘가족’이라 말합니다.

 

 

인류 가족의 일치

 

우리가 창세기의 창조설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는 인류가 본래 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만드셨고(창세 1,26), 이로 인해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또한, 창세기는 인간이 독립적으로만 창조된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인간은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창세 1,28)는 명령과 더불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창세기의 저자는 인류 분열의 원인을 바벨탑 이야기(창세 11,1-9)에서 찾습니다. 인간은 본래 같은 말을 쓰고 있었지만, 바벨탑을 세움으로써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을 저질렀습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언어를 뒤섞어놓고 이들을 온 땅으로 흩어버리셨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인류 가족의 회귀 가능성을 열어두셨습니다. 아브라함을 선택하시어 그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창세 17,4)로 세우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브라함을 성조라 부르는 것이며, 인류가 하나의 가족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먼저 이스라엘 민족을 택하시어 구세사를 진행하셨지만, 이를 통해 인류 가족 전체를 부르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종말의 때가 되면 모든 민족이 모일 것이고, 함께 주님의 산에 올라 세상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임을 예언합니다(이사 2,2-5; 66,18-23).

 

 

새 인류의 원형이시며 토대이신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모든 불화와 적개심과 시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은 사랑뿐입니다.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 사랑에 참여하는 가운데 자기완성도 함께 이루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불화의 장벽이 사라졌음을 증언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에페 2,14)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종적 문화적 차이는 더 이상 분열의 원인이 되지 못합니다(로마 10,12; 갈라 3,26-28; 콜로 3,11).

 

바벨탑 사건으로 인해 인간의 언어가 갈라졌음에도,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 이런 장벽을 뛰어넘는 체험이 발생했습니다. 여러 민족이 각자 자기네 말로 부활에 대한 선포를 알아들었던 것입니다(사도 2,6). 이 체험에서 교회의 사명도 나옵니다. 교회는 인류가 바벨에서 잃어버린 일치를 증언하고 회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류 가족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일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2020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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