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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52: 혼인성사 4(1609~1617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17 조회수900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52. 혼인성사 ④ (「가톨릭 교회 교리서」1609~1617항)


혼인의 불가 해소성… 성령으로 이뤄진 성사이기 때문

 

 

교회는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 해소성”(1610)을 가르칩니다. 단 한 번 한 사람과만 혼인해야 하고, 일단 했다면 그 혼인은 영원히 끊어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혼과 재혼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교리라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또, ‘혼인 무효 소송’으로 혼인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인 무효 소송은 ‘혼인이 처음부터 무효였다’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지, 정상적인 성사혼을 파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번 맺은 혼인 유대는 영원히 끊어지지 않습니다. 인간이 선택에서 실수할 수도 있고 저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이혼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어도 하느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혼인은 인간의 동의에 하느님이 동의해주신 것입니다. 인간의 동의는 철회할 수 있어도 하느님의 동의는 영원합니다.

 

하느님께서 일부러 혼인 계약을 끊을 수 없게 하시지 않습니다. 혼인성사를 가능하게 하시는 ‘성령’의 본성 때문입니다. 만약 아크릴판 두 개를 풀로 붙였다면 어떨까요? 잘 떨어집니다. 좀 더 강력한 접착제로 붙인다면 어떨까요?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르면 접착력이 떨어져 그것도 쉽게 떨어집니다. 만약 순간접착제로 그것을 붙인다면 어떨까요? 거의 떨어지지 않습니다. 순간접착제가 아크릴을 녹여서 두 아크릴판이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붙여버립니다. 여기서 우리는 둘을 하나로 만드는 매개체가 얼마나 오래가는가, 그리고 얼마나 강인한 힘으로 결합하는가로 둘의 결속력이 결정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모세에게 ‘불붙은 떨기나무’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분명 ‘나무’와 ‘불’은 서로 다른 본성입니다. 하느님은 본성이 다르지만 두 본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두 본성을 결합할 능력이 있으신 분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성자께서 신성과 인성의 결합으로 사람이 되시어 세상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성모 마리아의 태중에서 신성과 인성이 결합할 때 둘을 결합하는 힘은 ‘성령’이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마치 ‘숯불’에서 ‘불’처럼 ‘나무’와 하나가 되어 그 본성까지 침투시키며 둘을 하나로 결합하는 분이십니다. 성령은 하느님으로서 영원한 분이시기에 당신이 결합하는 것은 무엇이나 영원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혼인이 ‘거룩한 것’(성사)이 되게 하려고 당신 십자가의 열매인 ‘은총’(성령)을 부어주십니다.(1615 참조) 이 성령의 은총에 의한 결합이기에 혼인은 영원한 결합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성사(聖事)가 영원합니다. 성령으로 축성된 밀떡이 비록 여러 형태로 훼손되더라도 성체는 그 거룩함을 잃지 않습니다. 한 번 성체는 영원한 성체입니다. ‘성령의 힘’으로 밀떡과 그리스도의 몸이 결합하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성령으로 한 번 사해진 죄는 영원히 사해진 것이고, 성령으로 한 번 사제로 서품되었다면 영원한 사제입니다. 혼인성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아버지와 아드님’께서 성령으로 ‘영원한 하나’이신 것과 같고, ‘그리스도와 교회’가 성령으로 영원한 하나가 된 것과 같습니다.(1617 참조)

 

결혼은 ‘원죄로 인한 관계 능력을 상실한 두 사람이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해나갈 가장 큰 기회’입니다(1609 참조). 그런데 그 어떤 것도 힘들다고 중도에 포기하면 성숙한 경지에 이를 수 없습니다. 성장통 없는 성숙은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참아낸 부부만이 가질 수 있는 인격 성숙의 열매가 있습니다. 따라서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혼인’이 성령으로 이루어진 ‘성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혼인 관계가 하느님께서 성령으로 축성하신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22년 1월 16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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