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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30: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19 조회수2,793 추천수0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30)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

 

 

20세기 초 중반 가톨릭교회에 위대한 신학자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성령론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신학자는 도미니코회 소속 이브 콩가르입니다. 그는 예수회원 앙리 드 뤼박과 함께 프랑스의 ‘신신학’(新神學 Nouvelle théologie 전통적 스콜라 신학에서 벗어나 성경과 교부들 문헌을 새롭게 해석)을 전개합니다. 그는 교회론과 성령론 관련 다수의 저작을 발표했으며, 특히 ‘성령론적 교회론’ 즉 교회의 친교와 복음화 문제를 성령을 통해 이해하고, 성령에 근거한 구원 신학을 전개했습니다. 교회 안에서 성령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친교와 일치, 생명력과 역동성 등을 강조하는 신학입니다.

 

성령은 어떤 분인가요? 성령 관련 지식은 많지 않아도, 성령 체험은 가능합니다. 특히 전례와 성사 안에 작용하시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시고, 그분을 현존시키시는 성령에 대한 체험은 가능합니다. 이브 콩가르는 그의 저서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 제3권에서 성사와 전례 중 성령의 역할, 특히 ‘성령 청원 기도’에 주목합니다. 예를 들어, 사제서품식 중 성령 청원 기도를 바치는데, 이 예식 중 가장 핵심인 주교와 사제단의 안수기도는 성령 청원 기도와 연결되고, 이 기도 후 사제로 서품됩니다. 성령의 활동 없이 성사적 효능은 불가능합니다. 미사 중 예물 봉헌을 마치고 성찬의 전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사제는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감사기도 제2양식) 하며 제대 위 예물에 손을 펴 얹고 기도하는데, 이 기도가 성령 청원 기도입니다. 이때가 미사 중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데, 봉헌된 빵과 포도주를 성체와 성혈로 축성해 주시도록 기원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미사 중 성체와 성혈의 축성과 거양 후 성령을 부르며 그리스도인 일치를 기원하고 성령 청원 기도를 다시 바칩니다.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감사기도 제2양식). ‘그리스도의 몸’을 모신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 일치하여 한 몸이 되고,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지체를 이루도록 성령의 도움을 청합니다. 성사와 전례 안에서 성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올바른 성령론이란 반드시 그리스도론과 연결되어야 하고, 동시에 올바른 그리스도론 역시 성령론적이어야 합니다. 이는 콩가르가 강조하는 성령론적 신학과도 동일합니다. 하느님의 구세사 안에서 성자와 성령의 역할은 상호보완적이며 불가분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 가톨릭 신학의 강조 사항입니다. 삼위의 하느님은 서로 구분되면서 동시에 하나이십니다. “하느님의 모든 계획은 하느님 세 위격의 공동 작업이다. 삼위가 오직 하나의 동일한 본성을 지니셨듯이, 그 활동도 유일하고 동일하다 … 한편 각 위격은 자신의 개별적인 위격의 특성에 따라 공동 활동을 하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8항) 성령 하느님 역시 성부와 성자와 동일한 하느님이시고, 항상 성부와 성자와 함께 활동하시며, 동시에 성령만의 고유한 활동도 있습니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통해 주어진 구원의 힘을 교회에 유지, 보존해 주시고, 모든 이 안에 머무시면서 성화시키는 역할을 하십니다.

 

[2022년 9월 18일(다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서울주보 4면,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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