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38) 교회는 예수님이 직접 설립하셨습니다 그리스도교 핵심은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복음’(福音)이라 하고, 복음을 기록한 책들이 복음서입니다. 예수님 복음의 핵심 메시지(=케리그마 Kerygma)는 ‘하느님 나라 선포’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예수님의 첫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이 통치하고 중심인 나라, 모든 것이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지는 나라, 완전한 구원이 실현된 나라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이자 복음 선포의 핵심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예수님은 공생활 전체를 걸쳐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습니다. 그분의 모든 말씀과 삶과 행적은 하느님 나라와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그분이 행하신 치유, 구마,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과 함께 밥을 드신 것, 기적을 행하신 것 등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한 말씀과 행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가 ‘곧’ 올 거라 말씀하셨습니다.(마르 9,1 참조) 하지만 예수님 살아생전은 물론 돌아가신 후, 지금까지 아직 재림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 선택을 받고 계약을 맺은 백성이었지만, 계약에 충실하지 못했기에 계약의 실현과 완성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이스라엘, 새로운 하느님 백성이 필요했고,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모아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의도하셨고, 예수님이 직접 설립하셨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예수님은 많은 제자 중에 열둘을 ‘사도’로 불러 세우셨습니다.(마태 10,1-4; 마르 3,13-16; 루카 6,12-16 참조) ‘12’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구약의 4성조(聖祖)인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요셉 중 야곱은 12명의 아들을 두었고, 그 12명을 기반으로 이스라엘 12지파가 유래했습니다. 예수님께서 12명을 선택해 사도로 삼은 이유는 12지파로 표상되는 새로운 이스라엘, 새 하느님 백성을 일으켜 세우심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와 교회는 이유와 목적이 동일합니다. 둘째, 예수님은 직접 교회 설립을 약속하셨습니다. 열두 사도 중 으뜸인 베드로에게 교회 설립을 약속하시고, 교회를 맡기십니다.(마태 16,15-19; 루카 22,31-32 참조) 셋째, 제자들의 ‘파견’(Missio)입니다. 성부는 성자를 파견하셨고, 성부와 성자는 성령을 파견하셨으며, 성자는 제자들을 파견하셨습니다. ‘파견’이란 파견하신 분의 뜻과 임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위에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유는 하느님 백성을 재건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약의 백성에 비해 신약의 백성에게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계약의 주체이신 하느님이시자,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직접 설립하신 것이 교회입니다. 예수님이 직접 세우신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사, 즉 교회가 먼저 구원의 대상이 되고, 이후 교회는 세상 구원의 도구가 됩니다. [2022년 11월 13일(다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서울주보 4면,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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