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예수님께서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심,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 공현 대축일은 예수님 탄생에 대한 동방 교회 축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방 교회란 로마 제국의 동부지역에 자리한 교회, 곧 이집트, 시리아, 소아시아, 그리스 등지의 그리스도교를 가리킵니다. 대 레오 교황은 이 축일을 로마로 옮겨오면서 ‘에피파니아’(Epiphania, 공현)라고 불렀습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아기 예수님께서 동방박사들을 통하여 당신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낸 사건을 기념합니다.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이 드러난다는 주제는 ‘요르단강에서의 세례’와 ‘카나 혼인 잔치의 첫 기적’과도 연결됩니다. 그래서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평일 미사에선 주님의 정체성이 서서히 드러나는 요한복음 1장과, 세례 그리고 첫 기적의 내용을 각각 복음으로 봉독합니다. 대축일 당일에는 공현과 관련된 전통적 성경 독서인 이사 60,1-6이 제1독서로, 마태 2,1-12이 복음으로, 그리고 ‘모든 백성이 예수님 안에서 공동 상속에 참여하도록 불리었다.’는 에페 3,2-3.5-6이 제2독서로 봉독 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동방박사들은, 그리스도교 전승에 따르면 가스파르와 멜키오르 그리고 발타사르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사를 뜻하는 그리스어 [마고스](μάγος)는 현자(賢者) 또는 꿈 해석자를 말하기도 하고, 점술과 마술에 능숙한 사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천문학에 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각자 별을 알아보고 길을 떠나왔기 때문입니다. 기원후 2세기 말, 테르툴리아누스는 [마고스]를 왕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주님 공현 대축일을 과거에는 삼왕내조(三王來朝) 축일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동방박사의 인종이나 나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다양한 전승과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모두 백인으로 또는 한 명이 흑인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연령대 또한 노년·중년·청년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성 베다(+735)는 이들이 각각 유럽과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대표한다고 설명했고, 이에 따라 백인·황인·흑인으로 표현된 작품도 있습니다.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께 드린 세 가지 선물 중 황금은 그리스도의 왕권을, 유향은 대사제로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몰약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위한 것으로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을 상징합니다. 전통적으로 주님 공현 축제는 1월 6일에 지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내고, 1월 6일 다음 주일은 주님 세례 축일로 지냅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1월 6일 다음 주일인 1월 8일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기 때문에, 주님 세례 축일을 그다음 날인 1월 9일(월)에 지내고, 이로써 성탄 시기가 끝납니다. 이어 연중 시기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1월 10일(화)부터입니다. [2023년 1월 8일(가해)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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