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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219: 복음과 사회교리 - 사회 윤리와 도덕의 뿌리인 교회 가르침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30 조회수374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19.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577항)


사회 윤리와 도덕의 뿌리인 교회 가르침

 

 

“외교인들은 어떤 좋은 것이나 놀라운 것을 발견하면 ‘천주교인 소행’이라고 합니다. 외교인들끼리도 어떤 것을 올바로 행하면 ‘자네도 천주교 신자인가. 그래서 바르게 행동하려는 건가’라고들 말합니다.”(한국교회사연구소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서한」 중)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유다인들은 지금도 구약의 전통인 모세의 율법을 엄격하게 지킵니다. 하느님의 명령이기 때문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음식 규정입니다.(레위 11장) 마카베오기는 안티오코스 4세 치하에서 박해받던 유다인들의 역사를 전하는데, 율법학자 엘아자르는 돼지고기를 거부하고 순교를 선택합니다.(2마카 6,20)

 

현대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 일화는 신학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비록 유다인들에게 돼지는 부정한 동물이었으나 동서고금 역사에서 돼지사육은 일반적이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고, 번식과 풍요의 상징인 돼지는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시대까지 신에게 바쳐지는 대표적 제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문화에도 불구하고 유다인들은 끝까지 돼지를 거부했습니다. 번영과 풍요를 보장하는 다른 문화와 종교의 유혹을 뿌리치고 영원하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켰던 것입니다.

 

 

높은 수준의 도덕과 윤리

 

다행히도 이런 전통이 새롭게 주어졌습니다. 초대교회를 이끌었던 사도 베드로가 환시를 통해 하느님께서 손수 지으신 모든 생명체의 거룩함을 전해 받았으며(사도 10,10-16), 몇몇 규정을 제외하고 음식 율법이 대폭 완화됐습니다. 그리고 율법을 모르는 이들도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약부터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는 더 중요한 의무가 있었으니 바로 목숨을 다해 하느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입니다. 고아와 과부, 이방인을 돌보아야 하며, 겉옷을 담보로 잡더라도 해지기 전에 돌려줘야 했고(탈출 22,25), 가난한 이웃을 위해 포도밭에 떨어진 포도를 주워서도 안 됐습니다.(레위 19,10) 또한 신약의 첫 신자공동체는 재산과 재물을 팔아 서로 나누었다고 전합니다.(사도 2,45) 요컨대 신앙인은 사랑과 헌신이 결합된 높은 수준의 도덕과 윤리를 요구받았습니다.

 

 

신앙, 사회의 윤리와 도덕의 뿌리

 

박해를 겪은 한국천주교회는 어땠을까요? 앞서 본 대로 신앙 선조들께서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포졸들조차 감옥에 갇힌 천주교인들의 의로움을 알아보았고, 모욕을 인내로 받아들이고 늘 겸손하며 풍요와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에 세상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합니다. 이처럼 참된 신앙은 세상과 사회에 빛을 비추어 주고, 윤리와 도덕적 성찰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쇄신하게 합니다. 그래서 교회의 가르침은 사회 윤리와 도덕의 뿌리라고 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577항)

 

간혹 권력이나 재물에 대한 집착 때문에 도덕의 개념을 혼동하며 변명과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들에 실망과 피곤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은 정직한 삶을 요청하며 비록 느리지만 튼튼한 기반을 만들며 사회와 세상을 정화하고 건강하게 가꾸어 갑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부터 하느님을 저버리지 않았나 성찰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은 사회의 대체할 수 없는 토대인 도덕 원리에 빛을 비추어준다.”(「간추린 사회교리」 577항 참조)

 

[가톨릭신문, 2023년 5월 28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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