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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의 복음서◆ 인쇄

한자 ∼福音書
라틴어 Evangelium secundum Marcum

   1. 필자 및 독자 : 소아시아 지방에 있는 히에라폴리스의 주교 파피아스가 전하는 말과 신약성경에 나오는 말들(사도 12:12·25, 13:5 · 13, 15:37-39, 필레 24, 골로 4:10, 2디모 4:11, 1베드 5:13)을 근거로 하여 바울로의 협조자요 베드로의 통역이던 마르코가 이 복음서의 필자라는 통설이 나오게 되었다. 그렇지만 ① 마르코 복음서에는 바울로 특유의 낱말, 소재, 사상이 거의 없으며, ② 마르코 복음서에 수록된 예수의 말씀이 50년대 아니면 60년대에 편찬된 예수 어록의 말씀보다 많이 변질되었고, ③ 또한 베드로가 전한 예수 이야기를 그대로 기록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이 복음서의 치유 이적사화, 구마 이적사화, 논쟁사화, 대담사화를 보면 목격자 베드로가 바로 전한 이야기가 아니라 대부분 그리스사화 양식을 따라 엮어져 있는데 이는 오랜 전승과정을 거쳐 가능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편의상 마르코가 필자였다고 할뿐이고 사실상의 필자는 밝힐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고 유태인들의 풍습을 안 사실, 아울러 그리스어로 집필했을 뿐 아니라 이방인 풍습까지 안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복음사가는 해외문물을 익힌 해외 유대계 그리스도인이었으며, 민족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온 인류의 구원을 부르짖은 도량이 넓은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명백히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을 상대로 복음서를 집필하였다. 히브리어나 아람어를 수록한 경우에는 그리스어로 번역해 놓은 점이라든지(마르 3:17, 5:41, 7:11 · 34, 14:13, 15:34), 이방인들에게는 생소한 유태인들의 관습을 풀이한 점이라든지(마르 3:7-14, 14:12, 15:42), 또는 이방인들의 생활상을 참작하고(6:48, 10:12, 12:42, 13:35), 시로페니키아 부인(7:28)과 로마 백부장(15:39)을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의 귀감으로 내세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복음서의 독자층은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임이 분명하다.

   2. 집필 장소와 연대 및 범위 : 이 복음서가 로마에서 집필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너무나 단정적이다. 복음사가가 강조한 보편적 구원론이스라엘에서보다는 해외에서 성립될 수 있었다고 보아, 마르코 복음서이스라엘 밖에서 집필되었으리라는 막연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집필 연대는 13장의 해설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만일 13:1-2 · 14-23의 말을 예언으로 본다면 70년 이전으로, 보도로 본다면 70년 이후로 그 집필 연대를 잡을 수밖에 없다. 현재 신약학계에서는 이 두 가지 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이런 점으로 보아 막연히 70년경에 집필되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3. 전승과 양식 : 복음사가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는 환호성 신조예수구원사건을 밝히는 선포문, 일명 고백신조를 전승요소로 물려받아 이 복음서를 편집하였다.

   ① 예수의 정체 ㉮ ‘하느님의 아들’ : 마르코 복음서에는 '하느님의 아들'이란 존칭이 꼭 일곱 번 나오는데(1:1 · 11, 3:11, 5:7, 9:7, 14:61, 15:39, 참조 1:24, 8:38, 13:32) 이는 부활하신 예수(로마1:3-4, 사도 13:33), 수난하신 예수(갈라 2:20, 로마 8:32, 참조 마르 14:61, 15:39), 장차 재림하실 예수(1데살 1:9-10, 참조 마르 8:38, 14:61), 하늘에 선재하다가 이 세상파견되신 예수(갈라 4:4-5, 로마 8:3), 이렇게 네 가지 신자용법(神子用法) 중 선재 파견 용법만 빼고 다른 용법들은 물려받았다. ㉯ ‘그리스도’와 ‘다윗의 아들’ : 마르코 복음사가는 초대교회로부터 ‘하느님의 아들’과 같은 뜻으로(1:1, 14:61-62), ‘그리스도’ 존칭(일곱 번 1:1, 8:29, 9:41, 12:35, 13:21, 14:61, 15:32)과 ‘다윗의 아들’ 존칭(네 번 10:47 · 48, 12:35 · 37, 참조 11:10)을 물려받았으나 전자는 애용하고 후자는 다소 경원시한 것 같다(12:35-37). ㉰ ‘인자’ : 복음사가가 초대 교회로부터 물려받아 애용한 존칭으로 ‘인자’가 있는데 이 존칭의 용법을 보면 이승에서 활약하신 인자(2:10 · 28), 수난하고 부활하신 인자(8:31, 9:9·12 · 31, 10:33 · 45, 14:21(두 번) · 41), 재림하실 인자(8:38, 13:26, 14:62)로 대별된다. 이 존칭은 이 복음서에 열네 번 등장한다.

   ② 예수구원사건 : 마르코는 예수의 핵심적 구원사건으로 죽음부활을 강조하는(1데살 4:13, 사도 4:10, 참조 1고린 15:3-4, 1데살 1:9-10) 선포문, 일명 고백신조들도 물려받아 복음서를 집필할 때 중요한 대목마다 원용하였다. 신조들 이외에 그는 예수의 말씀과 예수의 행적에 관한 사화도 물려받았다. 마르코는 구전(口傳)으로 전해온 단편적인 말씀과 사화 또는 그 집성문을 수집 · 정리해서 교회사상 첫 복음서를 써냈다.

   ③ 예수의 말씀 ㉮ 비유 : 한 가지 뜻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럽다. 마르코 복음서에는 다섯 가지 비유가 수록되어 있다(4:3-9 · 26-29 · 30-32, 13:28-29 · 34-36). ㉯ 우화 : 여러 가지 뜻을 전하려고 한 이야기이므로 부자연스럽고 억지가 많다. 이 복음서에 우화는 단 한 건(12:1-12)만이 수록되어 있다. ㉰ 우의적 해설 : 초대 교회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4:3-9)를 우화로 착각하여 우의적인 해석을 내렸다(4:13-20). ㉱ 단절어(일명 도막말씀) : 발설상황을 전혀 밝히지 않고 말씀만 전한 경우가 많다(2:21-22, 3:23-29, 4:11-12 · 21-25, 9:1 · 35 · 36-50a, 10:11 · 15 · 31 · 43-44, 11:22b-25, 12:38-40, 13:30·32). ㉲ 유행어 : 단절어의 일종이다. 신도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단절어로 변체가 많다(9:35, 10:31, 10:43-44). ㉳ 상징어 : 역시 단절어의 일종이다. 간결한 비유라 할 수도 있는데 상징적 표현이 들어 있다(2:21-22, 3:24-25 · 27, 4:21 · 24, 8:15, 9:42-50a, 11:22b-23). ㉴ 묵시록 소품 : 1차 유대전쟁(66-70년) 직전, 초기 또는 직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짤막한 묵시록이 유행한 것 같은데 마르코가 13장을 집필할 때 그것을 이용했으리라는 학설이 있다.

   ④ 예수 사화 ㉮ 상황어 : 발설상황이 명시된 말씀. 상황묘사로 시작해서 말씀으로 끝맺는다(2:15-28, 3:20-21 · 31-35, 8:10b-12 · 31-33, 9:38-39, 10:13-16, 28-30 · 41-45, 12:41-44, 13:1-2). ㉯ 논쟁 : 예수의 상대가 적의를 품고 그분의 처신이나 가르침에 반론을 제기하나 그분을 당해내지 못한다(2:1-12 · 15-17 · 18-20 · 23-28, 3:1-6, 7:1-7 · 9-13, 10:1-9, 11:27-33, 12:18-27). ㉰ 대담 : 상대가 반론은 제기하지 않고 예수를 떠보거나 그분의 가르침을 받으려는 것이 특징이다(10:17-22 · 35-40, 12:13-17, 28-34). ㉱ 소명사화 : 예수께서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누구누구에게 제자가 되라고 명하시니 즉시 예수를 따랐다는 간결한 이야기이다(1:16-20, 2:14, 3:13-15, 참조 10:17-22). 제자들에 관한 사화(3:16-19, 6:7-13, 10:35-45)도 참조해야 할 것이다. ㉲ 이적사화 : 구마 이적사화(1:21-28, 5:1-20, 7:24-30, 9:14-29), 치유 이적사화(1:29-31 · 40-45, 2:1-12, 3:1-6, 5:24-34, 7:31-37, 8:22-26, 10:46-52), 소생 이적사화(5:21-23 · 35-43), 자연 이적사화(4:35-41, 6:30-44 · 45-52, 8:1-9, 11:12-14 · 20-21)로 대별된다. ㉳ 수난사화(14:32-16:8)는 일관성이 있는 긴 이야기이다.

   4. 편집사상 ① 범위 : 마르코는 예수의 선재와 사생활에 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오직 요한 세례자의 출현부터(1:2-8) 빈무덤 발견까지의(16:1-8) 예수의 활약상을 기록했을 따름이다.

   ② 구조 ㉮ 갈릴레아 활동기(1-9장) : 당신의 정체를 숨기신다. 몇몇 제자들이 스승의 정체를 알게 되나 스승의 함구령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알리지 못한다. ㉯ 상경기(10장) : 예수 일행이 예리고에서 떠나갈 때 바르티메오라는 소경이 예수님을 향하여 '다윗의 아들'이라고 외친다. ㉰ 예루살렘 활동기(11-16장) : 갈릴레아에서 활약하실 때에는 당신의 정체를 숨기시다가(소위 ‘메시아 비밀’) 예루살렘에서 고난을 받으실 때에야 비로소 당신의 신분을 드러내셨다.

   ③ 그리스도론 : 사람들이 예수를 이해하는 과정을 보자. ㉮ 예수는 놀라운 인물 : 그분의 언행이 율사들과 달랐고, 그분이 정신적 육체적 병을 기적으로 고쳐 주셨기 때문이다(1:22 · 27, 4:41, 6:2). ㉯ 예수예언자 : 그분의 놀라운 언행을 보고 사람들은 예언자로 여겼다(6:14-15, 8:27-28). ㉰ 예수메시아 - 하느님의 아들 : 민중은 예수예언자로 여겼으나 제자들은 메시아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아보았다(8:29, 9:7). ㉱ 예수수난하고 부활하실 인자(예고) : 제자들이 당신의 신분을 알게 되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만 당신의 수난부활을 세 차례 예고하신다(8:31, 9:31, 10:33-34). ㉲ 예수수난하는, 하느님의 아들 - 메시아, 그리고 재림하실 인자 : 수난과정 중에 예수의 정체는 환히 드러난다(14:61-62, 15:39).

   이상으로 보아 예수께서는 평소에 당신 신분을 감추셨다가 수난하고 부활하는 가운데 비로소 드러내셨다는 것이 마르코의 그리스도론이다. 이는 역사예수의 인품과 업적을 올바로 알아듣는 관건을 제시하려고 그렇게 한 것 같다.

   ④ 메시아 비밀과 관련된 소재 ㉮ 함구령 : 예수님은 평소에 당신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시어 어느 누가 당신의 정체를 알아차린 때에는 곧 함구령을 내린다(1:24 · 34, 3:12, 1:44, 5:43, 7:36, 8:26). ㉯ 제자교육 : 예수께서는 제자들만 있는 데서 말씀하거나 행동하신 적이 많다(4:10-25 · 34, 4:35-41, 5:37-43, 7:17-23, 8:14-21 · 27-38, 9:1-13 · 28-50, 10:10-12 · 23-45, 11:20-25, 13장, 14:22-25 · 32-42). ㉰ 제자들의 몰이해 : 여러 번에 걸쳐 제자들을 따로 교육시켰건만 그들조차 예수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4:13 · 40, 6:52, 7:18, 8:17-21 · 32, 9:6 · 10 · 32 · 33-35, 10:24 · 26 · 32 · 35-45, 14:32-42 · 43-45 · 50 · 66-72).

   ⑤ 십자가 추종 :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십자가 추종을 강력히 요구하신다. 마르코가 그처럼 십자가 추종을 강조한 것은 집필 당시 박해를 받고 신도들로 하여금 끝까지 신앙을 간직하도록 격려하려는 것이었다(10:29-30, 13:9-13 참조). (鄭良謨)

   [참고문헌] 정양모 역주, 마르코 복음서, 분도출판사, 1983 / 장 들로르므 저, 마르코 복음서의 재발견, 분도출판사, 1981.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