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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기도의 응답 이전에 오는 위로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5 조회수846 추천수13 반대(0) 신고

 

 

 

사순 1주간 목요일 - 기도의 응답 이전에 오는 위로

 

얼마 전에 제가 아는 한 분이 진로 문제로 걱정하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걱정한다고 바뀌는 것이 없는 것도 알지만 저절로 걱정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누가 보내온 메일에 “주님의 이름으로 믿고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는 키아라 루빅의 묵상을 읽고는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걱정하는 것보다는 기도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도하면 응답이 있기 이전에 벌써 좋은 효과를 얻습니다. 그 이유는 청하면서 이미 주님께 맡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하면서 이미 혼자가 아님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불가능한 것까지 청하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주소서.”

예수님은 이 기도가 안 들어질 것을 아시면서도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 창조 이전부터 계획된 주님의 뜻을 실현하려 세상에 오셨고 바로 그 순간이 그 일의 종지부를 찍기 직전인데 하느님께서 그 계획을 변경하실 리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 잔을 마셔야 하고 마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기도를 하시는 이유는 그 기도를 하는 것만으로 이미 위로를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불가능한 것일지라도 아버지께 청하셨습니다. 비록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 기도를 드림으로써 예수님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불가능한 것까지 청할 수 있는 관계임을 스스로 느끼며 위로를 받으십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원하는 것을 마구 청할 수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작은 것 하나 청하기가 꺼려집니다. 다시 말해서 무언가를 청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그래서 청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주님의 뜻에 맞을까, 맞지 않을까?’

이것은 주님께서 결정하시는 것입니다. 자녀들은 그저 청하고 주시면 받고 안 주시면 안 주시는 편이 낫기 때문에 안 주시는 것이라고 위로하며 넘기면 됩니다.

자녀가 둘이 있는데 둘이 장난치다가 귀한 것을 깼습니다. 한 자녀는 부모에게 용서해달라고 달려들고 한 자녀는 용서를 청하지 않습니다. 부모는 귀한 것이 깨진 것보다 자녀가 용서를 청하지 않는 것에 더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또 그 자녀가 계속 부모에게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고 혼자 다 해결하며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것만큼 부모에게 속상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남으로 살자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참으로 사랑하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많이 청하는 사람이 주님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좋은 것만 주시는 분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의 응답이 없더라도 꾸준히 청하고 다른 것까지 청합니다. 좋은 것이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주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이렇게 용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우리가 주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청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주님께서도 부모에게 아무것도 청하지 않는 자녀를 두신 것처럼 마음이 아프실 것입니다.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무엇이든지 청하도록 합시다. 많이 청하는 사람이 많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믿고 청하면서부터 응답에 관계없이 이미 우리에게 사랑과 위로가 오게 됩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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