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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성탄] 세계의 크리스마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5,176 추천수0

세계의 크리스마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이사 9,1).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큰 빛으로 오심으로써 세상 안에 새로운 생명이 솟아났다. 또한 하느님의 영원한 아들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한 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된 형제로서 서로 사랑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떠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맞이할까?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다른 나라의 인사말과 풍습에 대해 알아본다.

 

 

1. 크리스마스 인사

 

"성탄 축하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저녁미사를 마치고 성당 문을 나서면서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서로 인사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성탄 인사를 어떻게 할까?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하는 인사말을 모아보았다.

 

그리스 Eftihismena Christougenna      이라크 Idah Saidan Wasanah Jadidah 

네델란드 Prettige Kerstdagen     이스라엘 Mo'adim Lesimkha 

노르웨이 Gledelig Jul      이집트 Mboni Chrismen  

덴마크 Glaedelig Jul     이탈리아 Buon Natale  

독 일 Frohe Weihnachten      일 본 Merii Kurisumasu 

미 국  Merry Christmas     중 국 Sheng Tan Kuai Loh 

베트남 Chuc mung Giang Sinh     체 코 Vesele Vanoce 

벨기에 Zalig Kerstfeest     타이완 Kung His Hsin Nien bing Chu Shen Tan  

브라질 Feliz Natal     폴란드 Wesolych Swiat 

스웨덴 God Jul      프랑스 Joyeux Noel  

스페인 Feliz Navidad      핀란드 Hauskaa Joulua  

오스트레일리아 Happy Christmas     필리핀 Maligayang Pasko(타갈로그어)

 

 

2. 세계의 크리스마스

 

민족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이웃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에 위치한 지구 저쪽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또 어떤 풍습을 지니고 있을까? 몇몇 나라들의 크리스마스 모습을 담아본다.

 

러시아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 아닌, 1월 7일이다. 율리우스력은 그레고리력보다 매년 11분이 늦어 현재는 13일이 늦다. 이 때문에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는 동방정교회권은 크리스마스 등 전통 행사들을 서구보다 13일 늦게 맞고 있다. 

 

이곳 크리스마스 축제의 가장 큰 행사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이브에 해당하는 '사첼닉'이다.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옛 소련 시절에는 무신론 원칙 때문에 없어지다시피 했으나 1991년 연방이 해체되면서 가장 큰 축제가 되었다. 

 

러시아에도 '데드 모로자(얼음 할아버지)'라는 산타클로스가 있는데,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닌 12월 31일에 온다. 또 재미있는 것은 러시아 산타클로스는 '스네구르카(눈의 아가씨)'라 불리는 여자 파트너와 함께 다닌다.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에서는 12월 25일을 시작하는 자정이 되면 10대들이 물결처럼 길에 쏟아져 나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활보한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누비다가 도 시간이 되면 모두 성당에 가서 새벽미사를 드린다. 

 

미사를 마친 다음 다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풍성한 아침 식탁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여기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야카스(hallacas)이다. 이것은 옥수수 반죽에 매콤한 소고기를 가득 채워 바나나 잎으로 싸서 익힌 음식이다. 

 

크리스마스는 대체로 북반구에서 동지와 겹치는 것에 반해 남반구에서는 한여름 수확철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베네수엘라 크리스마스 식탁에도 신선한 과일, 야채와 더불어 아이스크림이 고기 음식과 함께 곁들여진다. 

 

아르헨티나

 

남반구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무더운 여름에 성탄을 맞는다. 성탄절이 되면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크고 작은 피에스타(fiesta, 파티)를 여는데, 음악과 춤이 곁들인 매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전통적으로 달콤한 빵(pan dulce)을 먹으며, 시드라(Sidra, 사과주)나 샴페인을 차갑게 하여 축배를 드는데, 서로의 안녕을 비는 의미로 컵과 컵을 마주치며 "살루드(salud)"라고 외친다. 

 

축연을 계속하다가 밤 12시가 되면 모두 밖으로 나와 하늘에 축포를 쏘아 올리는데, 축포가 터지는 것을 바라보며 각자 소원을 빈다. 아이들은 불꽃놀이를 하면서, 산타할아버지(papa?Noel)가 가져올 선물을 고대하며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을 즐긴다. 

 

아일랜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일랜드의 성탄 축제는 11월 말 대림시기부터 시작되는데, 교회와 각 가정에서는 대림시기 성가를 부르며 아기 예수님을 기다린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빌딩에서도 창이 있는 곳마다 촛불을 켜놓고 창문을 조금씩 열어둔다. 그것은 캄캄한 밤에 성모 마리아께서 길을 잃지 말고 잘 찾아오시라는 의미도 있지만 누구나 환영한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따라서 마을 전체가 촛불잔치로 장관을 이룬다. 아침이 되면, '메리(마리아)' 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나 여인이 촛불을 끈다. 

 

아일랜드의 성탄절은 우리나라의 명절과 마찬가지로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다. 이날만큼은 친척이나 이웃을 방문하지 않고 가족끼리만 집안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평소에는 먹지 못하던 칠면조나 거위 요리를 즐긴다. 그리고 성탄 축제는 새해를 맞는 1월 1일까지 계속된다. 

 

성탄절 이후에는 가까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본격적으로 파티를 즐기는데, 이때 청소년들은 가면을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러주고 돈이나 케이크를 받는다. 이 돈을 모아 젊은이들은 댄스 파티를 열기도 한다. 

 

영 국

 

영국에서는 이미 봉건제도 시대에 영주의 저택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렸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풍습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영국 사람들은 대림시기부터 교회나 가정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른다. 그리고 성탄의 기쁨을 나누려는 뜻에서 카드를 보낸다. 

 

아이들은 10월부터 산타클로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적기 시작하고, 상점들도 이미 11월이면 크리스마스 상품을 팔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2주 전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한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여왕이 보내는 성탄 메시지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영국 전역에 방송되고, 트라팔가 광장에는 거대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다.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밤이 되면 영국 사람들은 통나무를 통째로 벽난로 옆에 들여다 놓고 옛날의 풍습대로 온 가족이 통나무 위에 앉는다. 그러고 나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새해에도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서로 인사를 하며 벽난로 속에 통나무를 넣는다. 어린이들은 벽난로 또는 화덕 옆에 긴 양말을 걸어놓고, 산타할아버지가 드실 파이와 우유를 남겨둔 채 잠이 든다. 

 

영국에서는 젖은 양말을 말리려고 벽난로에 매달아두었는데,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타고 내려오다가 그 양말에 금화를 떨어뜨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양말을 거는 풍습이 생겼다. 

 

성탄절에는 보통 친척들과 같이 점심을 먹고 선물을 교환하며, 저녁에는 참새우 칵테일(Prawn Cocktail)을 시작으로 칠면조, 크란베리 소스(Cranburry Sauce)로 맛을 낸 푸딩을 먹는다. 또한 우편배달부, 우유배달 소년, 신문배달 소년, 청소년들에게 장갑, 털구두 등의 선물을 안겨주면서 한 해 동안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스라엘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유대교를 믿기에 크리스마스 대신 차누카(Chanukah)라는 명절을 지낸다. 차누카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양력으로는 해마다 같은 날이 아니지만, 대충 크리스마스 즈음이다. 차누카는 마카베오를 기념하는 명절인데, 그는 2000년 전에 이스라엘을 지배했던 시리아인들에게 대항한 하스몬가의 주교 마타티아스의 셋째 아들 유다이다. 

 

차누카가 되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메노라(Menorah)라고 부르는 양초에 불을 켜는데, 매일 한 개씩 불을 붙여 8일째가 되면 여덟 개의 초가 모두 켜지게 된다. 단, 매일 한 개씩 불을 붙일 때 성냥을 새로 그어 붙이는 것이 아니고 이미 켜져있는 양초를 이용해 불을 붙인다. 

 

이 양초들은 '기적'을 의미하는데, 굳이 사원에서 축성한 올리브 기름 한 깡통만으로 메노라의 불빛들을 유지하는 것도 기적을 체험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폴란드

 

폴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비아즈트카(Giwiazdka) 또는 '작은 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장식에 유난히 별이 많이 쓰인다. 예전부터 지푸라기나 거위 털을 촛농으로 이어 붙여서 별을 만들곤 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호인카(choinka)라고 부르는데 별이나 적색으로 칠한 달걀 껍질, 견과류나 사탕 또는 색깔을 입힌 쿠키 등으로 특이하게 장식한다. 여기에서 달걀은 탄생의 기적을, 별은 빛을 상징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길리아(Wigilia)라고 불리는, 가족끼리 즐기는 크리스마스이브의 저녁식사이다. 밤하늘에 첫 별이 뜨면 가장은 성스러운 빵을 들고 사랑과 나눔에 관해 짧게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서 모든 식구들이 빵을 나누어 먹는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저녁 식탁 밑에 지푸라기를 한 더미 갖다 놓는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구유를 의미한다. 그들의 식탁에는 12가지의 음식이 차려지는데 고기만은 올리지 않는다. 

 

핀란드

 

"Santa's Post Office FIN-96930, Artic Circle Finland." 빨간 털옷, 하얗고 긴 수염, 코끝에 걸친 안경, 인자한 웃음을 지닌 산타클로스의 주소이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전 세계 160여 개국의 어린이들이 이곳으로 편지를 보내오는데, 하루에 32,000여 통의 편지가 쏟아진다. 

 

지난 1927년, 핀란드 라디오 방송국의 한 아나운서가 "산타클로스는 로바니에미 마을에 살아요."라고 말하면서부터, 북극과는 불과 5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 로바니에미가 산타클로스의 고향이 되었다. 

 

로바니에미는 6-7월에는 백야를, 12-1월에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며, 겨울이면 소나무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다. 로바니에미 시내에서 8km 떨어진 곳에 한적한 숲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산타 마을, 산타가 사는 곳이다. 산타 마을에는 산타클로스의 사무실이 있고 우체국도 있다. 어린이들에게서 오는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해주고 있는데, 그 일을 돕는 비서가 수십 명이다. 산타클로스가 지구상의 모든 언어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무실 한 편에는 벽난로가 있으며,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꾸러미도 차곡차곡 바구니에 담겨있다. 벽은 해맑게 웃는 아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산타클로스의 사진으로 꾸며져있다. 

 

핀란드의 크리스마스 축제는 12월 17일쯤에 시작하여 12월 24일에 절정을 이루는데, 그 어느 곳보다도 산타 마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산타클로스는 마을을 찾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면서, 일 년 가운데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낸다. 꿈과 동경의 대상인 산타클로스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축제는 12월 마지막 날까지 계속된다. 

 

필리핀

 

필리핀 사람들은 해마다 12월이 되면 대문이나 방문 앞에 패롤(Parol, 별 모양을 한 크리스마스 등불)을 내건다. '그리스도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패롤은 만드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모양이 각양각색이며, 국가 차원에서 패롤 콘테스트도 연다. 

 

12월 16일 수탉이 우는 새벽 4시쯤 미사를 알리는 교회 종소리와 함께 잠을 깬 신자들은 가족들과 함께 성당으로 향한다. 이들은 'Misa de Gallo' 또는 'Mass of the Rooster'라고 불리는 새벽미사를 하고 이날부터 9일 동안 매일 미사를 하며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이렇게 시작한 크리스마스 축제는 다음 해 일요일까지 계속된다. 오랫동안 서구의 지배를 받은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종교 축제이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모든 교회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언제라도 들어와서 기도를 할 수 있게 한다. 성당에서는 시간마다 미사를 드리는데,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일 년 동안 한 번도 성당에 다니지 않았던 신자도 이날만큼은 미사에 함께한다. 떨어져 있던 가족도 모두 모여 밤미사를 드리는데, 이 미사에서는 모든 본당에서 강론 대신 뮤지컬 또는 연극을 통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재현한다. 미사를 마치면 사람들은 가족 축제를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오면 뷔페 탁자를 준비해 놓고, 닭요리, 라이스 스프, 생선요리, 햄과 돼지고기, 국수를 즐긴다. 디저트로는 대체로 과일을 먹는데, 가장 인기있는 디저트는 우유와 치즈, 오리알이 들어간 비빙카(Bibingka)라는 팬케이크이다.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자정이 되면, 그 순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maligayang Pasko)!"를 외치며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한다.

 

필리핀 아이들도 산타클로스를 알지만 이들에게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주는 존재가 아니다. 보통 할아버지(Lolo)와 할머니(Lola)가 선물을 주는데, 큰 원을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동전을 줍는 게임 형태로 선물을 나누어 준다. 주로 옷을 선물하며 아이들은 가족 축제에서 이 옷을 입고 즐거워한다. 축제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날에는 전통의상을 입고 예수님의 생애와 관련된 연극을 한다. 아이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캐럴을 불러주고 동전을 얻기도 하며, 자신들의 대부모를 찾아가 인사를 한다. 그래서 많은 집들이 성탄절에 어린이들로 붐빈다. 

 

시골 마을에서는 '파스토레스'라는 종교극을 하는데, 배역은 청년 남녀들이 맡는다. 이들은 마을을 순례하면서 공연을 한다.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에 대체로 꽃을 이용하여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소나무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보통은 손으로 만든 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한다. 92%가 그리스도교인인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매우 중요하고 거룩하며 행복한 기간으로 여겨진다. 

 

* 이 글은 홈페이지 '크리스마스', '한국 컴퓨터 선교회', 'christmas', 'christmas story'와 「가톨릭 신문」, 1998년 12월 6일자, 2001년 12월 23일자, 2002년 12월 22일자, 「평화신문」, 2000년 12월 24일자를 참조하였다.

 

[사목, 2003년 12월호, 한상화(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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