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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양을 보충하라 -*반영억라파엘신부*-(요한 6,52-59)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13 조회수550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1 5 13일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
(요한 6,52-59)

 

말씀의 초대

 그리스도인들을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울이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한다. 이 체험으로 사울은 회심을 하였고 초대 교회의 초석을 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된다(1독서).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은 현세라는 광야를 걷고 있는 사람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만나를 먹으며 광야를 걷듯,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인은 날마다 생명의 빵을 먹으며 하느님 나라를 향한 광야의 여정을 걷는다(복음).

 

복음 묵상

 한 젊은이가 성지 순례 도중 유명한 수도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젊은이 역시 평소 그분의 작품을 읽은 터라 내심 사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거실에 있는 것이라고는 책상 하나에 나무 걸상 서너 개, 책 몇 권이 전부였습니다.
젊은이는 깜짝 놀라 묻습니다. “수사님, 짐들은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자 수도자는 웃으며 답했습니다. “나도 같은 질문을 하겠소. 당신의 짐들은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짐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 순례 중이거든요.

수도자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답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은 누구나 순례 중입니다. 누구나 하느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세상에 매달릴수록 ‘천상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세상 것이 전부라고 여기면 그때부터는 ‘전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어떤 영적인 말도 들리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 갇히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당신 자신을 ‘내어놓으신다’는 말씀인데도 못 알아듣습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이 말만 되풀이합니다. ‘세상 시각’으로만 바라보려 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지식으로는 누구라도 성체성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영양을 보충하라

  -*반영억라파엘신부*-

사람들은 성당 사제관에 주방 근무자가 있는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끼니를 잘 챙겨 먹는지 궁금해 합니다. 건강을 잘 챙겨야한다고 염려합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보다 오히려 체중이 느는 것을 보면 잘 먹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감사합니다. 음식을 먹고 탈이 난적도 없고 배고픈 적도 없으니 먹고 마시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매일 같이 진수성찬의 좋은 음식을 먹는다 해도 소화를 잘 시켜 살과 피가 되지 않는다면 잘 먹는다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에 맞는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6,55-5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주님을 모시는 사람은 주님으로 말미암아 살게 됩니다.

먹고 마시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음식을 제대로 먹음으로써 영양을 보충하듯 주님을 모심으로써 주님의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과 하나가 되셨기 때문에 아버지의 생명으로 삽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생명을 가지고 우리에게 파견되셔서 아버지의 생명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제는 성체성사 안에서 아들을 먹어야 주님의 생명으로 살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성체를 모심으로써 예수님과 하나 되고 살아있는 인격적인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영성체에 임할 때 다 같이 같은 주 예수님을 모시지만 다 같은 은총을 받고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차이는 준비된 마음 자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점을 잘 설명하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접목할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두 나무가 비슷할수록 접목이 더 잘 됩니다. 마찬가지로 영성체에 임하는 사람과 예수님사이에 더 많은 유사성이 있을수록 영성체의 결실도 더 좋은 것입니다.(성 안토니오 마리아 클라렛) 

하루에 영성체를 여러 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준비된 마음 안에 주님을 모시는 것이 소중합니다. “하느님의 양식을 모셔도 효과가 없는 것은 하느님을 직접 모신다는 중대한 사실에 별로 주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준비된 마음 없이 습관적으로 모시는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깊은 신심을 가지고 모시도록 하십시오.”(파시의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그러므로 영성체를 하기 전에 죄의 용서를 위한 고해성사를 통하여 영적인 준비를 하고 공심재로 육적인 준비를 한 다음 영성체를 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음식이든 잘 준비하여 먹고 소화를 제대로 시켜야 살과 피가 되듯이 예수님의 몸인 성체도 잘 준비해서 모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제대로 모심으로써 그분과 내가 온전히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주님과 하나 되면 영원히 삽니다.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잘 모시기 바랍니다. “저는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 영성체를 못하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듭니다.”(알도 마르코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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