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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22 조회수782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5월 22일 부활 제5주일
 


 
I am the way and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If you know me, then you will also know my Father.
(Jn.14.6-7)
 
 
 
제1독서 사도행전 6,1-7
제2독서 1베드로 2,4-9
복음 요한 14,1-12
 
얼마 전, 전철을 타고서 서울을 가는데 싸움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치고 받으면서 몸싸움 하는 것은 아니고, 입으로 하는 말싸움이었지요. 그런데 그 말이 참으로 듣기 싫은 욕 섞인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하는 그 말은 점점 목소리가 커지더군요. 제가 바빠서 그 자리를 뜨는 바람에 싸움의 결말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이렇게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일을 모두 다 끝내고 인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도중에 이러한 장면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전철 안에서 어떤 형제님께서 한 자매님의 발을 밟았나 봅니다. 발을 밟힌 자매님은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화를 냈습니다. 사람이 너무나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텐데,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이 조금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싸움이 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런데 그 형제님께서는 곧바로, “정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중심을 못 잡아서 발을 밟게 되었네요.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무나 정중한 이 형제님의 말에 자매님께서도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니네요. 그럴 수도 있는데, 제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화를 냈어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내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의 모습도 달라지는 법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무조건 화를 내고 보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긴 운전할 때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자신에게 잘못이 있어도 무조건 화부터 내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하곤 합니다. 어떤 타협점을 찾기 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기선제압을 더 먼저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무조건 화를 냈을 때 돌아오는 것은 상대방 역시 똑같은 화로서 응할 확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화가 아닌 사랑 가득한 말로서 다가갈 때에는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로 사랑 가득한 말로서 응하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러한 말을 했지요.

“무슨 말이든 입 밖으로 나가면 그 말은 현실이 된다.”

사랑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면 사랑이 현실이 되어 내 곁에 맴돌 것입니다. 하지만 미움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며 그 미움 역시 현실이 되어 나를 힘들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떠한 말을 해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어떠한 분인지를 말씀해주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동문서답만 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엉뚱한 말을 하고 있는 제자들이 한심하고 답답해서 화도 내실만 한데, 예수님께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가르치고 계십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랑의 말을 놓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과연 어떠했을까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의 이 모습을 쫓아 이제 사랑의 말과 행동을 가장 먼저 행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에 남을 생각하는 배려가 들어 있느냐는 것이다(링컨).




최선을 다하는 오늘


인천교구 성소후원회 리플렛 표지

오늘도 인천교구의 다른 성당으로 성소후원회 육성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러 갑니다. 새벽미사부터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글을 쓰자마자 준비해서 출발을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런데 아직 미사도 하지 않았는데 주눅이 듭니다. 지난 번 새벽 묵상 글에도 알렸듯이, 제가 강론을 해도 성소후원회 육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벽미사부터 저녁미사까지 총 4대의 미사를 하면서 오늘은 얼마나 실망을 할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 전임 성소국장 신부님들이 워낙 열심히 활동을 하셔서 성소후원회 회원들을 많이 육성을 해놓으셨는데, 제가 워낙 부족하다보니 별 반응들이 없으십니다.

그래도 떳떳하렵니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공부 꼴찌가 인생 꼴찌는 아니잖아요.”

오늘따라 이 말이 가슴에 확 와 닿습니다. 지고도 승리하는 게임은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한 게임이라고 하잖아요. 최선을 다해 강론하고, 최선을 다해 미사를 봉헌하고…….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을 기억하렵니다.
 
 
The star of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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