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 파스카 성삼일 주요 전례 코로나19로 전례 소홀… 성주간 맞아 주님 수난 · 부활 체험하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스카 성야 미사를 주례하면서 불과 부활초를 축복하고 있다. [CNS] 교회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한 주간을 ‘성주간’으로 지내오고 있다. 이 거룩한 주간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가장 깊게 묵상하고 체험하는 시기이다. 특히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삼일’로 지낸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본의 아니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전례와 성사생활을 이번 성주간을 계기로 온전히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주간 전례 예절을 소개한다. 한국 교회 모든 신자가 성주간과 파스카 성삼일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더욱 깊게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하고 체험할 수 있길 희망하며 거룩한 성주간 전례에 초대한다. 전례 예절 안내는 가톨릭전례학회가 엮은 「성지주일ㆍ파스카 성삼일 예절 준비와 해설」을 참고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 교회는 이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실과 주님의 수난을 기념한다. 이날 주요 예식은 축복한 성지(聖枝)를 들고 성당으로 들어가는 행렬과 수난 복음을 봉독하는 예식이다. 성지 행렬 예식의 중심은 나뭇가지가 아니라 행렬을 통해 드러나는 구세주이시자 왕이신 주님께 대한 신앙이다. 그래서 신자들은 행렬할 때 수난을 통해 부활의 영광에 이르실 그리스도를 환영하며, 그분을 따라 선행의 열매를 맺고 영원한 예루살렘으로 들어갔다는 의지로 “호산나 다윗의 자손”(마태 21,9)을 노래한다. 미사는 본기도부터 시작한다. 말씀 전례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수난’이다. 독서는 주님 종의 셋째 노래(이사 50,47)와 그리스도의 겸손(필리 2,6-11)이 봉독되고, 수난 복음(다해: 루카 22,14─23,56)이 선포된다. 미사 감사송은 ‘주님 수난 감사송’으로 한다. 성주간 월ㆍ화ㆍ수요일 성주간 월ㆍ화ㆍ수요일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분위기를 연장한다. 미사 독서는 주님 종의 첫째, 둘째, 셋째 노래(이사 42,1-7; 49,1-6; 50,4-9ㄱ)가 봉독된다. 또 복음은 주님의 수난을 예고하는 사건들로 ‘베타니아에서 향유를 부음’(요한 12,1-11),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할 것과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에 관한 예언’(요한 13,2ㄴ-33.36-38),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에 관한 계시’(마태 26,14-25)가 선포된다. 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 전례력으로 사순 시기는 성주간 목요일 아침에 거행되는 성유 축성 미사로 마친다. 이 미사는 주님께서 성목요일에 성품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념한다. 교구장 주교는 교구 사제들과 공동으로 집전하는 이 날 미사에서 사제들의 서약을 갱신하고, 1년 동안 세례와 견진ㆍ병자ㆍ성품성사 때 사용할 성유를 축성한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파스카 성삼일이 시작된다. 파스카 성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의 파스카 구원의 신비 과정을 거행하는 연중 가장 절정에 달하는 날들이다. 성 목요일 저녁에 봉헌하는 주님 만찬 미사는 ‘성금요일 전야’에 해당하는 것으로 성삼일의 시작을 알리는 예절이다. 따라서 파스카 성삼일은 정확히 성금요일, 성토요일,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주님 만찬 미사는 주님의 마지막 만찬과 성체성사를 세우신 것을 기념한다. 이날 전례는 발씻김 예식, 성체 축성, 수난 감실로 성체를 옮겨 모심, 밤중 성체조배 순으로 거행된다. 미사 중 대영광송을 시작할 때에 모든 종을 친다. 이후부터 파스카 성야 미사의 대영광송을 할 때까지 오르간과 종을 치지 않는다. 말씀 전례는 주님 만찬의 예형인 유다인의 파스카 만찬(탈출기 12,1-8.11-14)과 사도 시대 성찬례의 핵심을 전해 주는 만찬 내용(1코린 11,23-26)이 봉독된다. 또 복음은 마지막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주님(요한 13,1-15)이 선포된다. 발씻김 예식은 주님께서 인류에 대해 끝없이 펼치신 사랑과 희생, 겸손과 봉사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예식이다. 한국 교회는 2016년 봄 정기총회에서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교령에 따라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과 병자, 노인 등 모든 이가 공식적으로 이 예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발씻김 예식을 마치면 신앙고백 없이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치고 미사를 이어간다. 영성체 예식 후 사제는 ‘수난 감실’로 성체를 옮겨 모신다. 주님의 수난 여정에 교회가 참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체가 수난 감실로 모셔지는 동안 신자들은 ‘성체 찬가’를 부르면서 성체를 따라 이동한 후 ‘밤중 성체 조배’를 한다. “한 시간만이라도 나와 함께 깨어 기도할 수 없느냐”는 주님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성체가 수난 감실에 모셔진 뒤 사제는 침묵 중에 제대를 벗기고, 제대 십자가를 밖으로 치우거나 보라색 천으로 가린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신 날로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비통한 날이다. 그래서 이날은 미사도 봉헌하지 않으며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는다. 주님 수난 예식은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로 이어진다. 말씀 전례 때는 주님 종의 넷째 노래(이사 52,13―53,12)와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 우리 죄를 대신하신 구세주이심(히브 4,14-16;5,7-9)이 봉독된다. 또 요한의 수난 복음(18,1―19,42)이 선포된다. 십자가 경배는 이날 주님 수난 예식의 중심이다. 십자가 경배를 통해 십자가가 지닌 주님의 수난과 죽음, 사랑에 감사드리고 우리의 잘못을 뉘우쳐 새사람이 될 결심을 하는 예식이다. 사제는 제대 앞에 서서 십자가를 가린 천을 머리, 오른팔, 몸 전체 순으로 벗기며 “보라 십자나무…”를 노래하면 교우들은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화답한다. 이 예절이 끝나면 신자들이 차례로 나와 십자가를 경배한다. 십자가 경배를 모두 마치면 수난 감실에서 모셔온 성체를 영한다. 영성체 예식 후 남은 성체는 원래 감실로 모신다. 성토요일 시간 전례 외에는 아무런 전례가 없는 날이다. 고해성사와 임종자의 노자 성체만 허용된다. 이날은 주님께서 무덤 안에서 쉬시는 때이며 저승에 내려가시고 천국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던 모든 이들과의 신비로운 만남(1베드 3,19-20)을 기억하는 날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파스카 성야는 어둠과 죽음에서 빛과 생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거룩한 밤이다. 파스카 성야 미사는 빛의 예식, 말씀 전례, 세례 예식, 성찬 전례로 구성돼 있다. 빛의 예식은 불과 부활초의 축복, 행렬, 부활 찬송으로 이루어진다. 사제는 부활초를 축복하면서 “주 그리스도님, 거룩하시고 영광스러우신 상처로 저희를 지켜주시고 보살펴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이후 불을 붙인 후 성당 입구와 가운데, 제대 앞에서 부활초를 높이 들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을 노래하면, 신자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로 화답한다. 이어 사제는 부활초를 촛대에 꽂은 다음 부활 찬송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파스카를 선포하는 감사의 기도이다. 말씀 전례는 구약 7개, 신약 2개 등 9개의 독서로 구성돼 있다. 독서의 내용은 구원에 관한 사건과 예언으로 이뤄져 있다. 구약 독서를 생략할 경우 최소 2~3개까지 할 수 있으나 제3독서(탈출기 14장)는 꼭 봉독해야 한다. 올해(다해) 복음은 루카 복음 24,1-12의 주님 부활 내용이 선포된다. 이후 세례 예식과 세례 서약 갱신 예절이 거행된다. 영성체 예식은 ‘주님 식탁에의 참여’라는 표지를 완전하게 실현하기 위해 모든 이가 성체와 성혈을 영하는 양형 영성체를 하기를 전례서는 권고한다. 아울러 부활의 기쁨과 감사를 드러내기 위해 파견 끝에 ‘알렐루야’를 두 번 반복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주님 부활 대축일은 전례주년 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대축일이다. 말씀 전례는 베드로 사도의 설교(사도 10,34. 37-43)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증언하는 바오로 사도의 설교(콜로 3,1-4)가 봉독된다. 또 복음은 빈 무덤 상황을 상세히 기록한 요한 복음(20,1-9)이 선포된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4월 10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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