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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13 조회수3,061 추천수11 반대(0)

가톨릭평화신문의 지면 중에 사유하는 커피가 있습니다. 제가 즐겨 읽는 지면입니다. 커피를 통해서 철학적인, 문학적인, 신학적인 주제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321일 지면에는 커피에서는 부활이 무엇일까?’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의미를 헤아리지 않고 활용하다가 영영 본뜻에서 멀어진 단어들을 소개하였습니다. ‘마누라는 조선 시대에는 임금을 이르는 극존칭어였다고 합니다. 혜경궁 홍 씨의 한중록에는 , 왕대비, 세자, 세자빈등 궁중의 높은 인물을 뜻하는 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부르는 표현이 되었지만 요즘 부부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족하(足下)’는 상대보다 자신을 낮추는 표현이었습니다. 폐하, 전하, 저하와 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요즘은 형제재매의 자식을 부르는 조카가 되었습니다. ‘서방님도 벼슬하지 못하고 책방에서 공부하는 사람에서 남편을 일컫다가 남편의 동생을 이르는 호칭으로 쓰임이 바뀌었습니다. 장인과 장모가 사위를 부르는 호칭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말은 시대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예수님의 부활((Resurrection of Christ)입니다. 부활은 정치적인 의미에서 복권(Reinstate)과 사면(Clemency)의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억울하게 벼슬에서 쫓겨났거나, 감옥에 갇혔거나, 죽임을 당한 사람을 후대에 사면하거나, 직위를 복권하기도 합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이 중세에 다시 등장하여 신본주의에서 인본주의로 바뀌는 재생을 뜻하는 르네상스(Renaissance)가 있습니다. 르네상스는 근대 서구사회의 사상과 철학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패션과 문화, 예술, 건축에서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복고(Retrospect)가 있습니다.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그리워하여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감각을 현대와 접목하여 현대적 감성에 맞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보는 부활(賦活)’은 공매도 부활, 비트코인 부활, 트럼프 부활과 같은 말로 사용됩니다. 그런 부활은 활력을 주고, 생기를 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부활(復活)’과는 한글 표기와 발음은 같지만 뜻은 다른 말입니다.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부활은 묵은 생명의 회복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단순히 죽은 생명이 살아나는 소생(蘇生)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선은 언제나 악을 이긴다.”는 이치를 말해 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단순히 다시 살아나신 것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 거듭나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부활신앙이라고 하겠습니다. 부활은 과학과 이성의 영역이 아닙니다. 부활은 체험과 삶의 영역입니다. 미사전례에서 사제는 신앙의 신비여!’라고 경문을 읽습니다. 교우들은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십자가와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신 주님, 길이 영광 받으소서.’라고 응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무한한 권능과 힘을 가지셨지만 오직 그 힘과 권능을 사랑을 위해서, 진리를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사용하신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힘을 가졌을 때, 능력이 있을 때, 재물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모습으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사도들은 감옥에 갇혔을 때도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매를 맞았을 때도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진리가 사도들을 자유롭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성자의 부활로 인간의 존엄을 다시 찾아 주시고 저희에게 부활의 희망을 안겨 주셨으니 저희가 해마다 믿음으로 거행하는 신비를 사랑으로 깨닫고 실천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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