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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어 준비하고 있는 신앙인 /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작성자김종업로마노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6 조회수883 추천수2 반대(0) 신고

 

 

 

 

 

생명의 말씀(2022년 8월 7(다해 연중 제19주일)

 

깨어 준비하고 있는 신앙인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영원하신 하느님께는 시작과 끝이 없습니다하지만 유한한 세상에는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창조로 시작된 이 세상은 언젠가는 끝납니다.

많은 이들이 세상 종말이 언제 올지 궁금히 여기고 나름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기원전 2세기경부터 유다인들은 세상이 곧 끝나리라고 예상했습니다.

죄에 물들고 타락한 이 세상은 머지않아 한순간에 다 무너지고 새 세상이 오는데그때에 하느님의 심판도 이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죽은 이들 모두를 부활시켜 살아있는 이들과 함께 심판하시면의인들은 구원받고 악인들은 멸망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죽은 모든 이가 부활하게 되는 세상의 종말이 한 사람의 부활곧 예수님의 부활로써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그 종말이 당대에 완결되리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종말의 완결이 예상과는 달리 계속 늦어지면서 신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어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혼란을 예상하신 듯 가르침을 주십니다.

밖에 나갔던 주인이 언제 돌아오더라도 맞이할 수 있도록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도둑이 예상치 않은 때에 오듯이 사람의 아들도 그렇게 올 것이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종말의 때에 연연하지 말고 착실히 준비하는 것매일 충실하게 하느님의뜻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예수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의 시간표와 우리의 시간표는 다릅니다비록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바가 우리가 기대하는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분의 섭리를 믿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과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고 한 하느님 약속의 실현이 아득히 멀게 보여도 굳게 믿고 기다렸습니다.(2독서)

또한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조상들은 하느님이 약속하신 해방의날 밤을 굳게 믿고 기다렸습니다.(1독서)

예수님은 마지막 날과 시간은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고 하시면서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마르13,33) 하고 당부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만 아시는 종말의 때가 언제 오든 상관하지 말고 지금 깨어 매 순간 충실하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비록 세상종말을 체험할 수 없더라도 우리 각자의 마지막 시간에 종말에 오실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지금의 이 시간을 충실히 살아간다면언제 죽음이 오더라도 두려움 없이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초대교회 신자들은 주님이 오시는 때를 구원의 날로 고대하면서 주님 오소서.”라는 뜻의 마라나 타!”(1코린 16,22) 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우리도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면서사랑 실천이란 띠를 허리에 매고믿음과 희망의 등불을 켜놓고 있는 신앙인, ‘깨어 준비하고 있는 신앙인이 되도록 합시다.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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