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저절로 공동체가 되지 않습니다.
공동체의 중심과 비전을 필요로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모두가 바라보는
하나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와 공통의 비전인 하느님의 나라가 있어야
공동체의 일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열두 제자들과 예수님의 일행을 돕는 여자들,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여
하느님의 나라의 비전을 바라보며 공동체를 이루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너무나 중요한 진리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하느님의 나라의 비전을 공동으로 지닐 때
비로소 가능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공동의 중심과 비전이 있어야 자기 초월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공동의 중심이나 비전이 희미할 때,
계속 이기적 자기에 걸려 넘어져 공동체의 일치는 요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체의 중심인 그리스도와
공동체의 비전인 하느님 나라를 확인하라고
매일의 공동미사와 일곱 번의 공동기도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공동체의 중심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입니다.
바오로의 고백대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우리의 믿음도, 우리의 희망도 헛됩니다.
공동체도 불가능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서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기에,
우리는 다음 바오로처럼 고백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몸을 내어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삶의 중심이 되고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의 비전이 되는 무아의 삶,
자기 초월의 삶들이 모여 비로소 가능한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몸을 향해
끊임없이 성숙, 성장해 가야하는 살아있는 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매일의 은혜로운 미사를 통해
공동체의 중심인 그리스도와
공동체의 비전인 하느님의 나라를 확인하고 체험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