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선애
가을이 성큼
살갖에 닿는 감촉을 타고온다
더워 더워 소리가
한바탕 쏟아지는 비에
함께 쓸려가고
길가에는 옥수수 수염이 까맣다
사람의 수염은
나이들면 하얗게 물들어가는데
내 마음까지 서늘 해질까봐
옥수수 수염은 까맣게 물들이는가 보다
들국화
코스모스
가을을 부르는 매미소리에 맞춰
살랑 살랑 춤을 추며
가는 세월 앞에 주춤 주춤 뒤를 돌아 보는 나를 보고 웃는다
오늘 코헬렛을 읽어서일까?
코헬렛 1,2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것이 허무로다!"
세월 앞에 초연 해야지.... 마음뿐
인생의 가을 걷이 앞에 빈손이 부끄러워
해바라기를 따라 하늘을 보며 하늘을 구걸하며 묵주를 손에든다.
코헬렛 7, 14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
불행한 날에는.
이 또한 행복한 날처럼
하느님께서 만드셨음을 생각하여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인간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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