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자들은 신심생활을 게으르게 했다고 해서 죄의식을 갖곤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도를 바쳐야 했는데 못한 경우이다. 글쎄, 신심생활이 신앙 자체도 아닌데 너무 세심한 것이 탈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중 많은 경우는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관심조차 없다. 자기만 열심히 살면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 것 같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기있다는 강연이나 프로그램만 열심히 쫓아다닌다. 이들 중 많은 사람도 사회문제에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다. 나는 잘못된 사회구조 안에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죄의 구조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사회구조를 올바로 개선하는 것이 신앙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앙과 우리 삶을 분리해서도 안 되고, 전례 안에 가두어 두어서도 안 된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청에 평범하게 보이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다. 사실 이 기도는 당시 유다인들이 늘 하던 기도였다. 이렇게 평범한 기도를 가르쳐 주신 이유는 마음이 허한 사람처럼 인기있고 특별한 것에 마음을 두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오늘의 삶을 올바로 열심히 성찰하며 살라는 것이다.
오늘도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하느님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김정대 신부(예수회·인천 `삶이 보이는 창`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