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림동성당 자체로 순교자 현양의 밤 행사가 있었다. 올해는 제1지구 차원의 행사로 중림동(약현)성당과 새남터성당에 안치된 성인 11위 유해를 꽃장식 차량에 모시고 한강성당에서 시작해 제1지구 15개 본당을 순회했다. 이 순회길에는 ‘순교 성인 모시고 기도하기’와 함께 ‘순교자들의 꽃을 활짝 피워라’는 슬로건하에 약현·새남터 등에서 순교한 64위를 상징하는 만장과 행사기 등을 들고 행렬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순교자 현양의 밤 기념미사’는 천주교 최대 성인 탄생지인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 9월 23일 중서울지역 염수정 주교 및 제1지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1,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봉헌되었다. 행사 규모에 걸맞게 3개 성당 연합성가대가 미사 전례의 웅장함을 더해주었다.
과거 우리의 순교선조들은 순교와 배교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강요를 받았을 때 흔쾌히 순교를 택했다. 북소리에 맞춰 망나니가 휘두르는 칼을 맞고 피흘리며 순교한 그 자리에 서서 그분들의 넋을 기리는 지금 하느님의 백성으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목숨을 바치신 순교선열들께 감사드린다.
순교선열들은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라는 오늘의 말씀을 살아가신 분들이다. 순교의 피를 머금고 자란 이 땅의 400만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얼을 이어받아 인류 구원과 평화의 도구가 되어 주님을 증거하며, 우리 자신과 이웃에 당신이 주신 평화를 펴나가게 해주소서. 아멘.
임종심(서울대교구 중림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