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외짝교우들은 드러내 놓고 기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성체조배실은 나에게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는 나만의 기도방이다. 나는 매주 화요일 성체조배를 한다.
정해놓은 시간에 맞춰 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바쁜 가운데 용케도 그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은총이었다. 뭔가 해 달라고 졸라대는 기도가 아니라 그냥 그 시간,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지친 육신과 영혼을 어루만져 주시도록 오롯이 맡긴다.
주님 품에 안기는 그 시간이 행복해서 또 찾아오게 된다. 기도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성체조배실처럼 꾸며져 있는 곳에서는 더 잘 되는 느낌이다.
지금도 나 혼자서는 묵주기도 5단을 제대로 바치지 못한다. 여럿이 함께할 때는 쉽지만 모든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음잡고 묵주기도를 하려고 하면 어느덧 꿈나라로 향한다. 그래서 묵주기도를 하기 전에 시작은 제가 하지만 기도를 마치지 못할 땐 성모님께서 마무리해 주십사고 말씀드린다.
예수께서는 과부의 비유를 들어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과연 이 과부처럼 끊임없이 하느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는가? 혹 나의 기도는 적당히 핑계를 대면서 기도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늘 기도 속에서 제대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청한다.
임종심(서울대교구 중림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