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죽음 (마르 15,1~15)
침묵과 아우성이 공존했던 예수님의 재판장을 묵상합니다.
십자가 형에 처하라는 군중들의 외침 사이에 흐르는 예수님의 침묵.
인간의 이기심이 절대자의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음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스스로 변호해 보라는 빌라도의 추궁 앞에
예수님은 답답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십니다.
빌리도는 군중들에게 ' 예수님의 잘못' 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런데 군중은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십자기에 못 박으라고만 소리칩니다.
군중은 왜 대답을 하지 않았을 까요?
자명한 사실이지만, 대답할 거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아무 잘못이 없으셨으니까요.
그분은 이유 없이 고발을 당하셨으니까요.
오늘날에도 곳곳에서 '이유없는 죽음' 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쟁터에서는 아이들이 이유 없이 폭탄을 맞고,
지하철에서도 갑자기 불이 나서 이유 없는 죽음을 맞습니다.
그럴 때 왜 죄 없는 사람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항변하게 됩니다.
'죄 짓지 않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왜 그런 벌을 주셨습니까?'
라고 울부짖으며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유 없는 죽음에는 반드시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분의 숨은 뜻 없이는 이유 없는 죽음을 허락하시지 않으리라는 것을요.
왜냐하면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까지도
'이유없는 죽음'을 당하셨으니까요.
그리고 그 억울한 죽음을 통해 구원을 이뤄 내셨으니까요.
" 빌라도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단 말입니까?'
그러니 그들이 더욱 소리질렀다. '그를 십자가 형에 처하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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