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늘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가 세상일에 젖어 그분을 까맣게 잊고 지낼 때도, 끝없는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항상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그분이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다른 일 때문에 당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우리를 측은하게 바라보시며 우리가 초대에 응하기를 한없이 기다리는 인내가 많으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짐이 너무 무거워 힘들어하는 우리를 안쓰러워하시며 기쁜 소식을 전해주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삶은 때로 기쁨과 환희에 충만하기도 하지만 때로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옵니다. 그때 주님은 상처 받고 지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고.
우리의 짐, 멍에는 불평하고 한탄하며 울부짖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내가 질 수밖에 없는 내 십자가를 그분과 함께 기꺼이 지고 가노라면 어느새 그 십자가는 나 자신과 하나가 되어 고통 안에서도 평화롭게 십자가를 끌어안을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분이 하셨듯이 나에게 십자가를 지워준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내 십자가를 받아들인다면 말입니다.
오영숙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