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시족 마을에서 했던 미사를 잊을 수 없다. 2년 전 안식년 중에 아프리카에서 8개월을 지내는 동안 흑인들의 미사에 여러 번 참례도 하고 집전하기도 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도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잠비아의 부시 마을 땀부라는 곳에서 집전한 미사는 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마을 사람들의 의식주는 그야말로 원시적이다. 벽지나 장판이 전혀 없는 흙바닥으로 된 작은 움막집에서 산다. 벌거벗고 살다가 얼마 전부터 천으로 아랫도리만 가리고 살지만 아직 신발은 없다. 전기도 없고 텔레비전·냉장고·세탁기·전화기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나 봉헌정신은 뛰어나다. 미사 중에는 전 신자가 춤을 추며 성가를 불렀고 봉헌예절 시간에는 각자가 준비한 나무 열매, 풀뿌리, 송충이 비슷한 것을 기쁘게 바쳤다.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어깨에 메고 성가에 맞추어 춤을 추며 봉헌행렬을 했다.
춤을 추며 주례 사제에게 바치면 주례사제도 춤을 추며 받아서 복사에게 전하고 복사들도 춤을 추며 제단 앞에 놓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춤추며 봉헌했다. 미사가 감사와 기쁨의 춤판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의 부모는 예수 아기를 성전에 봉헌하면서 제물을 바쳤다. 우리도 미사 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춤추며 기쁘게 봉헌하는가?
박용식 신부(원주교구 횡성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