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메온의 노래 - (시) 기다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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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6-12-29 | 조회수64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22-35) 시메온의 노래 - <기다림> 누구인지도 모르고 마냥 기다리라 하시니 처음엔 황당하여 돌멩이만 걷어찼습니다 그러다 돌부리 깊은 줄 모르고 제 발가락만 터졌죠 그동안 쏟은 한숨 두 줄기 눈물 합치면 얼마나 될까요 지구가 한 호흡하는 것도 365일 뿐인데 당신의 호흡은 그 70배가 넘었으니 누가 더 끈질긴지 겨루시기로 작정하셨군요 하지만 시간 갈수록 그 음성 잊을 수 없어 점점 또렷해옵니다 또 아닌가! 실망하다가 처음엔 낯 빛 변하기도 했죠 이상한 것은 내게로 와 축복 청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나누어도 줄지 않는 엘리야의 과부 기름병이 되었습니다 그날이 언제일지 몰라 거룩한 곳 떠나지 못하고 머무니 발걸음 가는 곳 쳐다보는 얼굴마다 당신 그림자 온 천지 아이가 다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어째 무작정 가슴 아파 시리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자에게 시간이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 되고 가버린 분초를 아까워 않고 촛대 끝에 매달아 길 밝혔습니다 내 앞에 줄지어 거쳐 간 다른 미래들이 언제나 제 몫 하기에 내게도 향기 나누어 주었습니다 새근새근 편히 잠든 얼굴에서 빛을 보았습니다 칭얼대는 아이의 울음에서 음성을 들었습니다 꼼지락 거리는 손가락에서 글씨를 읽었습니다 눈 뜨고 방긋 웃는 미소에서 미래를 보았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마주치는 법 그 짧은 만남이 참인지 아닌지는 쌓인 기다림과 갈고 닦는 정성으로 마무리 됩니다 아무도 모르는 씨앗을 제 가슴에 심고 물 주었습니다
미리 가꾸고 준비하는 자만이 그 스쳐 지나가는 인연을 사랑으로 만들 수 있으며 그 사랑이 바로 그였다는 것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회한과 착오를 겪었나요?
아! 오셨군요. 첫눈에 알아보았습니다 사랑에 겨운 듯 아이 안은 어미의 가슴을 통해서 겸손되이 비둘기 목 가르는 에비의 떨리는 손을 통해서 머리위에 머무는 성령을 통해서 죽기 전 마지막 소리를 들었습니다 평화와 구원을 만인에게 선물로 주시러 뜻밖에 가난한 희망으로 다가 오셨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기대 때문에 생명수 한데로 흘려지지 않기를 비오나 가슴 아픈 사연, 눈물의 정화는 죄 씻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아직도 말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남아 있지만 내게 맡겨진 기다림의 축복은 다행히 여기까지입니다 돌아보면 한 호흡일 뿐이었습니다 지루하지 않았던 까닭, 언제나 제 곁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무처럼 굳어올 몸뚱이 아까울리 없어 훌훌 털고 일어서지만 그래도 차마 사랑하는 마음에 노인네 잔소리 그를 따르시게, 그분을 따르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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