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3주일] 예루살렘보다도 갈릴래아를?(이기양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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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전현아 | 작성일2007-01-20 | 조회수530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어느 날 신영세자가 “신부님! 저는 신부님이 공산주의자인줄 알았습니다. 예비신자 교리 시간 내내 나누며 살라는 말씀을 하도 많이 하시길래요!”하고 지나가는 말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웃으며 넘겼지만 천주교회의 많은 사제와 수도자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도 끊임없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나눔의 삶을 강조합니다. 왜 그렇게 나눔의 삶을 강조하는 것일까요?
갈릴래아 지역은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대단히 천시 받던 곳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사람들은 갈릴래아 사람들을 ‘이민족들의 갈릴래아’라고 멸시하며 구원받지 못할 사람들로 단정지었지요. 이스라엘의 국경 부근에 위치한 갈릴래아는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이집트, 시리아 등 외적의 침입이 많았던 지역입니다. 자연 이민족들과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대다수가 혼혈인으로서 종교적으로 순수하지 못했던 곳이었기에 천대를 받을 수밖에 없었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여러 지방에서 가르치셨고 고향인 나자렛 회당에서는 구체적으로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4,18-19)고 당신의 관심이 가난한 이들에게 있음을 선포하십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이셨기에 복음 선포의 장소로 갈릴래아를 택하실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사목자로서의 보람은 역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때입니다. 1998년 IMF가 시작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을 때 독거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시작했습니다. 목요일마다 백 오십 명에서 이백 명까지 몰려오는 사람들을 보고 넉넉하지도 않은 작은 성당에서 그 많은 식구들을 어떻게 다 먹일 수 있겠느냐고 신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랑의 쌀통>과 <사랑의 헌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밥 할 때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한 숟가락씩 쌀을 떠놓고, 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천 원씩만이라도 모아서 <사랑의 쌀통과 헌금함>에 넣어주십시오.”하고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대입니다. 주님의 몸을 모시고 예수님과 일체가 된 신자들은 그분의 삶을 사는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야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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