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II
여행 떠나는 일은,
그리워 기도해줄 미소를
혹시나 만날까 꿈꾸어 보는 길이다.
부모가 물려준 이름
잠시 접어두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별명을
스스로 지어 보는 길이다.
헛헛증 한번 도지면
아무리 배터지게 먹어치워도
어릴 적 젖배 곯아 생긴 병이라,
콧등에 바람이라도 쐬어야
채워지는 길이다.
그리곤 제 이름으로 돌아와
말개진 머릿속을 다시
풋풋한 기다림으로
구겨 넣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