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체 후 묵상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전해져 26명의 순교 성인들을 배출하여 공경해 오고 있습니다. 바오로 미키 수사(1564-1597년)는 이 성인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로서 일본 오사카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성인은 다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세례를 받고 열 살이 될 무렵 예수회 신학교에 들어가 스물두 살에 졸업하여 수사가 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선교사 추방령을 내리며 교회의 선교를 엄격히 금지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1596년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금교령을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교토 일대에 성당과 수도원을 건립하는 등 선교 활동을 전개하자 도요토미는 이에 격분하여 교토와 오사카 일대의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을 모두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 박해로 프란치스코회 수사 6명, 예수회 수사 3명, 일본인 신자 17명 등 모두 26명이 체포되었습니다.
바오로 미키 성인은 바로 이때 체포되어 나가사키 해안 근처에서 십자가형을 받고 서른세 살의 나이로 순교합니다. 성인은 순교 직전까지도 자신의 죽음을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님의 복음이 일본 전역에 전파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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