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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귀한 임이
마파람에 오신다는 기별,
동자 시켜 마당 쓸지 않고,
내 직접 푸른 먹물 갈아
툇마루 기둥에 글 올린다.
“가시는 임, 오시는 임.
언제나 마주치는 일없이
비켜 지나치시고
내 마음 한적한 마당에만
목련 꽃 심어 놓으신다.”
往來兩任須不俔
春閑心中樹木蓮
조석으로 부는 바람에
한눈 팔 겨를 없이 쌓이는 먼지
어스름 새벽녘 풍경 소리와
꼭두 잠 깬 노스님 빗자루 질 소리로
내 일상을 물 뿌려 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