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묵상 ♥
우리는 그 어떤 기도보다도 ‘주님의 기도’를 자주 바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용할 양식”을 걱정하고 있고,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뚜렷이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막연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탓이 아닐는지요? 이 기도에 담긴 참뜻을 깨닫는다면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까닭을 이해할 것입니다. 돼지를 치는 일을 하고 있는 야고보 씨는 날마다 할 일이 참으로 많기만 합니다. 그는 기계화된 전문 시설을 갖춘 것이 아니라 돼지를 우리에 가두어 놓고 돈 될 만큼 키워 파는 사람입니다. 40년을 그렇게 살아온 야고보 씨가 영세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 아내가 죽은 뒤 술독에 빠진 그는 성당에 다니는 친구들의 인도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예비 신자 교리반에도 들쑥날쑥한 그였지만, 세례를 받은 뒤로는 주일 미사에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가 외울 수 있는 기도는 ‘주님의 기도’가 전부여서, 하루에도 이 주님의 기도만 자주 바친다고 합니다. 특히 일이 고되거나 아내 생각이 간절하면 이 기도를 바치고 또 바친답니다. 그러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에 아내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주님의 기도 중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에서, 빠지지 않아야 할 유혹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를 소홀히 하고 하느님을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유혹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주님, 주님 백성의 정성 어린 간구를 인자로이 굽어 들으시고, 그 행할 바를 깨닫게 하시며, 깨달은 바를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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