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어느 수사님의 글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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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8-01-18 | 조회수1,030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극도의 부조화를 이룸)
개집 안에 복실이는 없고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 고양이 차지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먹여주고 재워주고 한 것이었습니다.
수도원 지원자로 사는 나 자신이, 수사가 된다는 스스로가 갑자기 너무도 한심해져서 한동안 많이 울었더랬습니다.
개보다 많이 배우고 들은 나는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너야말로 진짜 '수도승' 이다. 동물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니...
제가 키우는 우리 진돗개 '조이'의 아빠개는 아주 사나웠습니다. 엄마개는 또 아주 순둥이였고, 밥을 주면 꼭 아빠개가 먼저 먹고 남은 것을 엄마개가 먹는다고 했습니다.
하도 사나워서 야생으로 살라고 산에 데리고가서 풀어놓을까 생각할 정도였다고... 그래도 한 집에서 같이 키우면서 새끼들을 많이 낳아 이십여 마리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행이 새끼들은 엄마를 많이 닮았는지 제가 키우는 우리 조이는 너무 순한 품성을 가졌는데도 먹을 것은 절대 나누어 먹는 법을 모릅니다.
그 집에 놀러 가면 그 아빠개는 이를 하얗게 들어내면서 으르렁 거리며 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늘 울타리를 쳐서 만들어 놓은 개장 안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러는 아빠개가 엄마개가 새끼를 낳으면 주인이 끓여다주는 고깃국을 엄마개가 먹으라고 양보를 하고 먹지 않고 보기만 하다가 엄마개가 먹고 남기면 그제야 먹었다고 합니다.
주인은 그러는 아빠개를 보면서 분명히 누군가 가르쳐 놓은 순리가 있는 것같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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