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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아 남은 자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7 조회수561 추천수6 반대(0) 신고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마태 21.31ㄴ-32)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예수님의 이 말씀은 상당히 궤변이다.
세리와 창녀들이나 본 받고 살아가라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오늘 1독서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은 불의를 저지르지 않고, 거짓을 말하지 않으며,
그들 입에서는 사기 치는 혀를 보지 못하리라.
정녕 그들은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으며, 풀을 뜯고 몸을 누이리라.”(이사 3,13)
죄를 짓지 않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살아 남아서 하느님의 나라에서 아무 위협도 받지 않고
좋은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길래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사실 그 앞 구절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불행하여라, 반항하는 도성, 더럽혀진 도성,
억압을 일삼는 도성! 말을 듣지 않고,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는구나.
주님을 신뢰하지 않고, 자기 하느님께 가까이 가지 않는구나.”(이사 3,1-2)
반항하는 도성, 더렵혀진 도성은 예루살렘을 가리킨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주민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모두가 타락하여 주님을 신뢰하지 않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지 않는데
과연 얼마나 많이 살아남은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좋을 풀을 뜯어먹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에 대한 답으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마태 21,32ㄱ)
끝까지 살아남아서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은 결국 세리와 창녀 같은 사람들이란 말씀이다.
이 무슨 망발인가!
세리는 몰라도 창녀는 그야 말로 사회 공공의 적이요 인간타락의 상징이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간단 말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믿었다”
누구를?
요한이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그 요한의 말을 믿었다.
문제는 지금 겉으로 보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듣고 무엇을 믿는가가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허물이 있어도 의로운 길을 가르치는 요한의 말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은 결국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씀이다.
지금 어떤 나쁜 상황에 떨어졌든지, 어떤 나쁜 죄를 지었든지 간에 상관없이,
그것을 되돌아보고 뉘우치며 새로운 생활, 바르고 의로운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한다면
그런 사람이 결국 살아남은 자가 되어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이 아주 적겠지만 그렇게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아무 노력 없이도 그저 하느님이 자비하시니 구원해 주시겠지
하고 기대하는 것은 하느님을 속이려는 심보다.
어떤 것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진다.
다만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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