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2 조회수1,569 추천수7 반대(0)

종로구 낙산 언덕에는 깃대봉 냉면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정집에서 냉면을 팔았습니다. 물론 간판도 없었습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은 간판도 없는 냉면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 집 앞에는 국기를 걸어놓은 깃대봉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간판 없는 냉면집을 깃대봉 냉면이라고 불렀습니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저도 간판 없는 깃대봉 냉면집을 몇 번 찾아갔습니다. 지금은 깃대봉도 없고, 낙산의 냉면집도 없습니다. 냉면집이 언덕 아래 창신동을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간판은 사람들이 부르던 대로 깃대봉 냉면으로 정하였습니다. 예전에 깃발과 깃대봉 그리고 바람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깃발이 없는 깃대봉은 외로울 것입니다. 깃대봉이 없는 깃발은 몸이 없는 영혼과 같을 것입니다. 깃대봉과 깃발이 있어도 바람이 없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깃발도, 깃대봉도 결국 바람이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람도 깃대봉이 없다며,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이 없다면 허무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주님, 당신 백성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구원하소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부르셨습니다. 40년간 광야에서 정화의 시간을 보낸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깃발이었습니다. 약속의 땅은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깃대봉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스라엘 백성이 성장하는 바람과 같았습니다. 비록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뜻을 어기고 우상을 숭배할지라도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오기만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따뜻한 바람으로 품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교회라는 깃대봉에서 하느님의 나라인 깃발을 휘날렸습니다. 많은 이방인들이 교회라는 깃대봉으로 모였습니다. 성령의 바람이 불었기 때문입니다.

 

조선의 개혁군주였던 정조는 다산 정약용을 무척 아꼈습니다. 정조는 다산의 학문과 열정을 알아주었습니다. 다산은 정조가 가지고 있던 개혁의 꿈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조는 다산에게 벼슬이라는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다산은 실적과 능력으로 정조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학자였던 정인보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정조는 정약용이 있었기에 정조일 수 있었고, 정약용은 정조가 있었기에 정약용일 수 있었다.” 궁합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호박과 계란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합니다. 호박은 계란의 단백질이 우리 몸에 잘 흡수되도록 한다고 합니다. 계란은 호박에 있는 비타민이 우리 몸에 잘 흡수되도록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과 소주가 그렇습니다. 소주는 삼겹살의 지방이 우리 몸에서 소화되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삼겹살은 소주의 숙취가 더 오래 남게 한다고 합니다.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즐겨하는 일들이 나를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게 하는 것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어떤 사람들과 궁합이 잘 맞았을까요? 자캐오처럼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린 마리아처럼 주님께 모든 것을 드리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던 여인처럼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주인이 식탁에서 흘린 것은 개도 먹는다며 주님께 자비를 청했던 이방인여인처럼 겸손한 사람입니다. 교만했던 율법학자는 예수님과 궁합이 맞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지우려했던 바리사이파도 예수님과 궁합이 맞지 않았습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사랑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깃발이 되면 좋겠습니다. “,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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