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26 조회수2,042 추천수13 반대(0)

꿈속에서 아버님과 어머님이 같이 계셨습니다. 아버님은 9년 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고, 어머님은 1달 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두 분이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아버님에게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보았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아버님의 자리를 말씀하셨습니다. 아버님이 안 계셔도 아버님의 자리를 소중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아버님이 밖에서 돌아오시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대야에 담아서 방으로 가져오셨습니다. 저는 대야의 물을 버리곤 했습니다. 시대의 아픔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아버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해서 일하셨습니다. 전세를 살다가 드디어 집을 마련한 것도 어머니의 힘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님의 경제적인 능력보다는 아버님의 강직함과 신앙을 더 사랑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아버님의 구두를 깨끗하게 닦아 놓으셨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제가 아버님의 구두를 닦아 놓기도 했습니다.

 

아버님은 말이 거의 없으셨습니다. 자식들의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가정의 일은 모두 어머니에게 맡기셨습니다. 동생이 수녀원에 갈 때도, 제가 신학교에 갈 때도 아버님은 별 말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버님의 기도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가 되어서 어머니와 3년을 같이 지낼 때도 아버님은 말씀이 거의 없었습니다. 밥도 잘 못하시는 분이 3년을 혼자 지내셨습니다. 아버님은 성서를 필사하였고, 저를 위해서 서품성구를 족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본당 새벽미사에 어머니와 함께 참례하셨고, 성무일도를 같이 하였습니다. 건강이 나빠진 어머니를 위해서 늘 같이 산보를 다녔습니다. 이 세상 소풍 잘 마치고 하늘나라로 가시면서 아버님은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말은 많이 못했지만 사랑합니다.’ 어머니는 아버님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계셨습니다. 신앙 안에서 언제나 함께 하셨던 부모님이 천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부부가 되는 것은 큰 신비라고 이야기합니다. 부부가 서로 아껴주고 존경하면 가정에는 행복의 나무가 자라나기 때문에 신비입니다. 행복의 나무에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희망이 꽃이 피기 때문에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가정에 자녀들을 선물로 보내주시기에 신비입니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도 큰 신비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여러분은 가지입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지가 포도나무에서 떨어지면 말라 버리고 버려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시면서 이 신비를 보여 주셨습니다. 주님과 함께한 교회는 2000년을 넘게 자라고 있으며 신앙의 열매는 세상 끝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교회에서 신앙의 신비를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어떤 시련과 어려움이 와도 우리는 신앙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 주님은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너는 한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리라.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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