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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10 조회수891 추천수0 반대(0) 신고

220810.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요한 12,206)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다음, 축제를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에 온 헬라인들이 예수님 뵙기를 청합니다. 그러자 이를 알리는 필립보와 안드레아에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때가 왔음을, 곧 “인자가 영광스럽게 될 시간이 왔습니다.”(요한 12,23)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대체 어떤 힘이 이 밀알을 죽음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까? 묘하게도 밀알을 죽게 하는 힘은 생명력입니다. 그러니 (살리기 위해)‘죽을 수 있는 힘’이 생명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밀알은 먼저 땅에 떨어져야 하고, 죽어 묻혀야 하고, 묻혀 사라져 자신이 없어지고서야 비로소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그러니 생명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죽음의 고통이 꼭 필요합니다. 곧 죽음의 고통은 ‘새 생명의 또 다른 이름’이요, 자기를 벗게 하는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당위성을 말해줍니다. 곧 땅에서의 ‘죽음’이 생명의 끝이 아니라, ‘참된 생명’(“영원한 생명”)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곧 ‘죽음’이 실재를 보존하는 길이며,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개방이 됩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요한 12,26)   

 

이는 ‘섬긴다는 것’과 ‘따른다는 것’의 긴밀한 연관성을 말해줍니다. 누군가가 따른다고 말하면서 따르는 그를 섬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따름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섬긴다고 말하면서 그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도 진정한 섬김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따라 나서서 그분을 섬길 때라야 진정 따르는 것이 됩니다. 곧 우리가 그분을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분을 섬기기보다 ‘따라 나선 자신’을 섬기고 있거나, 수도자가 집과 가족을 떠나 왔지만 ‘떠나온 자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면, 진정한 따름에도 진정한 섬김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섬기는 사람은 당신을 영광스럽게 할 그 죽음의 길에 함께 있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죽음의 길에 함께 할 때 비로소 우리는 ‘당신을 따르고 섬기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살 속에서 죽는 장엄한 순교의 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요한 12,26)  

 

주님! 

함께 있는 이를 존중하게 하소서! 함께 있는 이를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서 함께 있는 저를 결코 무시하지 않으시듯, 저 역시 곁에 있는 형제를 종중하고, 함께 있는 당신을 섬기게 하소서! 아멘.  

 

(이 영근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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