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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2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14 조회수1,111 추천수1 반대(0) 신고

 

중국에도 비슷한 고사가 있지만 이조시대에 퇴계 이황 선생의 일화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누가 뇌물을 주는데 뇌물 공여자가 뇌물을 주면서 하는 말이 자네와 나둘만 안다고 했을 때 이황이 한 말이 있습니다. 자네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때에는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시기입니다.

 

이황이 말한 하늘은 단순히 창공인 하늘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유학을 신봉하긴 하지만 우주에 있는 어떤 신적인 존재를 의식했을 겁니다. 그럼 땅은 어떤 의미에서 안다고 했을까요?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 있는 사전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연세대에서 편찬한 사전에 보면 맨 마지막에 세상이라는 뜻도 포함한다고 나옵니다. 저는 그런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오늘 복음은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고 하는 말씀으로 시작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 의 의미도 원어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성경에 나오는 이 의미가 문맥상 보면 단순히 땅의 의미가 아니고 말 그대로 세상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실제 원어민 사전을 찾아봐도 세상을 상징하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우리말로 땅에 속한 것에 해당하는 영어의 의미는 딱 하나로 우리나라 말에 맞는 말이 없습니다. 가장 근접한 의미가 속세적인, 세상적인 이런 의미가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표현이 한결 더 잘 이해될 수가 있을 겁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은 세속적인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세속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고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하늘에서 오시는 분이라고 할 때 하늘은 하늘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천상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몸은 육과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육체에 하느님의 영혼이 불어넣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땅에 살고 있지만, 천상의 것을 그리워하는 게 우리의 영혼에 아마 그런 DNA가 각인돼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하늘나라를 사모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몸은 세속에 매여 있는 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영혼은 하늘을 향해야 할 것입니다.

 

인 하늘에서 오신 분의 말씀을 듣는 그 자체가 성령이고, 이 성령의 은혜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가 있게 됩니다. 아들에게 순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들을 보내신 분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말씀이고, 이렇게 되면 하느님의 진노가 머무르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 길을 피하는 길은, 오늘 말씀에 비추어보면 딱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세속에 매여 있으면서 천상의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하는 것보다 한 마리에 집중해야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잡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신앙에서 결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을 선택할 것인지, 천상의 것을 선택할 것인지 말입니다. 땅에 살고 있는 한 세상적인 것을 완전 배제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세상적인 것은 즉, 육적인 삶은 최대한 내려놓으려고 하면서, 천상의 것을 갈망하는 삶을 선택하려고 해야 그나마 영원한 생명이 머나먼 곳에 있지 않을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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