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03 조회수1,476 추천수5 반대(0)

신부님들과 함께 로드아일랜드로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새벽 2시에 출발해서 6시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선장님은 참 엄격해서 잡은 물고기가 허용 크기보다 작으면 모두 놓아 주었습니다. 잡은 사람의 눈에는 커 보이는데 선장님은 굳이 길이를 재지 않아도 물고기의 모습만 보고 놓아 주었습니다. 다행히 허용범위를 넘어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고, 배 위에서 싱싱한 회를 맛보았습니다. 낚시가 생각보다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바위틈에 바늘이 걸리면 조심해서 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줄이 끊어지고 맙니다.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미끼를 자주 갈아 주어야 합니다. 잡았어도 조심하지 않으면 배위로 올리는 동안 잡은 물고기가 바다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손으로 입질하는 물고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선장님의 도움으로 초보자인 저도 한 마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제처럼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새로운 세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하리라. 예루살렘에 사는 너희 시온 백성아 너희는 다시 울지 않아도 되리라.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 분께서 너희가 밭에 뿌린 씨앗을 위하여 비를 내리시니 밭에서 나는 곡식이 여물고 기름지리라. 그날에 너희의 가축은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밭일을 하는 소와 나귀는 삽과 거름대로 까불러 간을 맞춘 사료를 먹으리라.”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도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려는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에 안주하려는 나태함,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려움, 기존의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이기심이 장애물처럼 앞에 놓여 있기 마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권한을 주시면서 새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은 더러운 영들을 다스리는 능력입니다. 마귀를 쫓아내는 능력입니다.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저는 주변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분들을 보곤 합니다. 한 자매님은 풍성한 열매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쉬는 교우 댁을 방문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형제님은 나 이제 성당에 나가지 않으니 앞으로 오지 마세요.’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시어머니는 내가 개신교회에 나가니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앞으로 성당에 가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오지 마세요.’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방문하기 전에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주보를 전해 드릴 때 주보에 전화번호와 좋은 글을 써서 함께 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화를 내던 형제님도 많이 누그러지셨고, 개신교회에 다니던 할머니도 웃어주었다고 합니다. 아직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이 세상 한번 뿐이고, 죽으면 어찌 될지 모르니 신앙을 가져 볼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이웃들도 그럼 성당에 한번 나가겠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기도와 전교로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그 자매님의 말씀이 제게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크고 화려한 성당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제와 주교, 수도자들만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따뜻한 미소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이웃에게 작지만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쌀쌀맞게 대하는 쉬는 교우들에게 주보를 전해주고, 다시 한 번 찾아가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원망할 일이 있어도,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주님 때문에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신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네. 별들의 수를 정하시고, 낱낱이 그 이름 지어 주시네. 우리 주님은 위대하시고 권능이 넘치시네. 그 지혜는 헤아릴 길 없네. 주님은 가난한 이를 일으키시고, 악인을 땅바닥까지 낮추시네.” 오늘도 주님을 따라 일상의 삶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분들에게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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